[부동산X파일]'경부 축'의 고분양가 인하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8.06.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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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용인흥덕 임대계약 해지에 분양가 인하 재분양 첫 사례

"뒤통수 맞은 기분입니다. 계약자들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조정해달라고 그토록 요구할 땐,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들은 척도 안하더니…"

최근 용인 흥덕 신동아 중형임대아파트를 해지한 계약자의 말이다.



임대 폭리 논란으로 273가구의 계약자들이 집단 해지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시공사인 신동아건설은 25일 재분양에 나서며 분양전환가와 월 임대료를 인하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계약 해지자들은 허탈해 하면서도 "분양전환가를 가구당 1억~1억3000만원 내린 신동아건설의 조치는 고분양가로 폭리를 취하려 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집값 하락이 지속되니까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느낀 일부 계약자들이 무리한 인하 요구를 해 온 것"이라며 "기존 계약자들과 합리적으로 협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폭리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가 훼손된 상태에서 같은 조건으로 재분양해봐야 계약이 어렵다고 판단해 적정이윤 대부분을 포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동아건설은 결과적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 됐다. 게다가 집단 해지 사태와 분양전환가 및 월 임대료를 인하한 업계 초유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같은 계약자들의 '실력행사'와 '분양가 인하'가 신동아건설에게만 벌어질 것 같지 않다는 게 최근 업계의 분위기다.

실제로 지방에서는 정부의 미분양 대책이후 기존 계약자들이 분양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래미안 동천'의 경우도 입주예정자들이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며 삼성물산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예 회사 스스로 전략적 판단에서 분양가를 인하해 재분양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반도건설이 지난달 평택용이 지구의 분양가를 10%인하해 재분양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아산신도시 중심으로 분양가 낮추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경부 축의 집값 하락 폭이 커지면서 고분양가 논란에 서 있는 단지들 중심으로 계약자들의 집단 행동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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