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선택]③블록딜 후 '공개매수 전쟁'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6.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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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흩어지면 국민·하나·농협이 공개매수 3파전 벌일 듯

이 기사는 06월23일(09: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론스타가 블록세일로 외환은행 (0원 %) 지분을 정리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게 될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공개매수(Tender Offer) 전쟁이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원매자들이 시장에 분산된 지분의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론스타에겐 HSBC와 맺은 계약이 실행되는 게 최상의 결과다. 금융위의 승인이 올해 내 이뤄진다는 보장만 있다면 홀가분히 한국을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새 정부는 정치적 리더십을 잃고 국민정서를 고려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론스타의 탈출 계획을 점점 어렵게 하는 걸림돌이다.



HSBC는 오는 24일로 연기된 외환카드 2심 판결 이후 금융위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당국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계약은 파기될 전망이다. 론스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일정부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할 각오를 하고 블록세일을 실행할 것이란 예측이다.

블록세일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까닭은 론스타 투자자들도 이런 계획을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론스타 4호 펀드에 수천억 원대의 자금을 투자한 기관의 한 관계자는 "블록세일을 통해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에 준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대부분의 다른 투자자들도 비슷한 생각으로 지분을 유동화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 투자자들은 펀드의 상장이나 환매를 통해 수년전부터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지만 운용사를 믿고 지금까지 기다려왔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론스타가 올해 내에 어떤 방법으로라도 목표 수익률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HSBC의 계약파기와 블록세일 전망이 제기되자 외환은행 인수의지를 가진 국내 원매자들은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지주사의 김승유 회장이 나서 공개적으로 인수의지를 피력했고, 국민은행 역시 부행장급 인사의 지휘 아래 인수를 위한 정보수집 작업을 재개했다. 여기에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2년 전부터 전담팀을 구성한 농협까지 더하면 블록딜 이후 지분 확보전은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우선 론스타가 블록딜을 실시하면 10% 이내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시장에 흩어진 나머지 지분을 공개매수 형태로 사 모을 전망이다. 이 경우 공개입찰과 비슷한 형태의 가격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3개 은행이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에 준하는 공개매수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외환은행 지분의) 더 역동적인 매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내은행의 인수를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조가 조직적인 저항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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