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협상 16일 재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6.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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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본부장 귀국→ 2시간만에 철회

-김본부장, 15일 비공식 채널협상 후 귀국 결정
-美 장관급 회담 요청에 김 본부장 뉴욕서 귀환
-양측 팽팽한 이견... 16일 논의 관심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미국 워싱턴D.C.에서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을 재개한다.



쇠고기 추가협상을 위해 지난 13일부터 미국을 방문중이던 김 본부장은 15일 회담을 접고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측의 장관급 회담 요청으로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슈워브 대표가 16일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미중 경제전략대회 일정이 예정돼 있는 만큼 김 본부장은 16일 오후 늦게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3~14일 이틀동안 슈워브 대표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 문제를 논의한 김 본부장은 지난 15일 전화 등을 통해 미측과 접촉한 후 한국행을 결정했다. 양측간 어떤 내용에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도 "한미 양국 통상장관이 30개월령 이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의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다소 더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양측은 외교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이 갑작스레 귀국을 결정한 것을 두고 부정전인 전망이 잇따랐다. 장관급으로서 귀국할 때 '쇠고기 선물'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던 김 본부장이 뚜렷한 성과없이 귀국하고 정부가 기술적 세부사항 확인이 필요하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 김 본부장이 14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하루 쉬고 16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나 그레천 하멜 USTR 부대변인이 16일까지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할 때 갑작스런 귀국 결정은 협상에 긍정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측은 15일 오후 6시30분 뉴욕행 기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떠난 김 본부장에게 주한 미국 대사관과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오후 9시10분경 '장관급 회담'을 제의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한국행을 포기했다.

짧은 시간 사이에 발생한 이번 김 본부장의 귀국과 귀국 철회가 양측간 숨가쁜 쇠고기 협상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미측이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김 본부장의 한국행을 막은 데다 애초 16일 예정돼 있던 회담이 비공식적인 채널인 전화통화 이후 취소된 점 등으로 판단할 때 양측간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수입을 막기 위해 수출용 쇠고기를 다루는 작업장에서 소의 도축, 가공 등 수입국의 요구에 따라 처리해주는 수출증명(EV) 제도 적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각 나라에 맞는 20여가지 EV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하지만 미국측은 정부 차원에서 자율규제를 개입하는 것은 국제무역기구(WTO) 통상규범과 어긋나고 현재 쇠고기 협상을 진행중인 일본, 대만 등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장관급 협의를 요청해 와 우리가 수락한 것"이라며 "1999년에도 미중간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을 진행하던 도중 미 USTR 대표가 호텔 체크아웃을 세번이나 했던 것을 상기해 보면 협상장을 떠난 대표를 붙잡는 일은 외교 협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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