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獨, 테라급 Fe램 신기술 개발성공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06.1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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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공동연구팀, 적층구조 나노 커패시터 세계 첫 구현

차세대 테라비트급 Fe램(통칭 F램) 구현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한국과 독일의 공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Fe램은 동전만한 크기에 콤팩트디스크(CD) 1500장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각국의 개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15일(현지시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는 독일 막스플랑크 재단 미세구조 물리학연구소 궤젤레 박사(59)와 이우 박사(37,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원) 연구팀과 포스텍신소재공학과 백성기 교수(59), 박사과정의 한희(30)씨 연구팀은 초고밀도 Fe램을 구현하기 위한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공동연구팀은 다공성 산화알루미늄(alumina)을 틀로 사용해 대표적인 강유전체 물질인 ‘납-지르코늄-티타늄 복합산화물(이하 PZT)’ 나노점을 대면적 기판 위에 정렬함으로써 초고밀도 Fe램을 구현해냈다. 이는 지금까지 고저장밀도 Fe램 개발에서 선행돼야 할 과제로 지적돼온 커패시터의 소형화를 해결한 핵심기술이다.

Fe램은 현재 주로 사용되는 D램과 거의 같은 구조지만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로 강유전체(ferroelectrics)를 사용해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밀도를 높이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어 낮은 용량의 메모리를 요구하는 휴대형 PC나 이동통신 단말기, 스마트카드 등에 주로 이용돼 왔다.



연구진은 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이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다공성 산화알루미늄이 열에 대한 안정성이 탁월하다는 점에 착안해 PZT의 결정화 온도 이상에서 PZT 나노점을 성장시켜 백금-PZT-백금의 적층구조를 갖는 나노 커패시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 기술은 독성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으며, 수백만 번 이상 읽고 쓰기 동작을 수행한 후 급격하게 정보가 손실되는 전기적 피로 현상이 없는 다른 강유전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이 기술을 공정에 적용하면 지금까지 커패시터를 소형화하는데 활용됐던 이온빔식각이나 리소그라피 공정을 이용할 때보다 공정시간이 단축된다.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고 저장밀도의 Fe램이 상용화되면, 전원 버튼을 누른 뒤 부팅 시간이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개발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강유전체: 전압을 가함으로써 물질 내의 자발분극(물질 내에 전기적인 플러스, 마이너스가 생기는 것)의 방향을 자유롭게 변화시키고, 전압을 가하지 않아도 그 분극방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유전체(誘電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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