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급락' 원유시장 아찔한 변동성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6.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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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동안 16.23弗 급등후 4.19弗 하락… 투기취약 증거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무서울 정도로 확대됐다. 이는 원유 시장의 투자 심리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하루 변동폭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원유 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틀동안 16.23달러 급등했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인도분 유가가 9일(현지시간)에는 4.19달러나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6일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폭등한데 따른 기술적 하락세일 뿐이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여전히 시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WTI 7월인도분 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3%(4.19달러) 급락한 배럴당 134.35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에 기록한 사상최고가는 139.12달러였다.
'이번엔 급락' 원유시장 아찔한 변동성


북해산 브렌트유 7월인도분 유가 역시 런던 ICE선물유럽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8%(3.78달러) 내린 배럴당 133.9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역시 전거래일 사상최고치인 138.12달러까지 올랐다.

한마디로 원유 시장은 방향성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는 투기와 투매가 뒤섞인 혼돈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 마저 예측이 힘들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는다.



이날 유가 하락세는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 실현 매도세가 대거 시장에 나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유가 급등 이유가 펀더멘털 측면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힌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야드 마다니 사우디 정보문화장관은 "산유국과 소비국들이 유가 급등을 논의하자"며 석유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사우디는 세계 경제, 특히 개발도상국들에게 타격을 입히게될 부적절하고 예기치 않은 가격 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코비아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에릭 비트나우어는 "산유국과 소비국들 간에 대화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지금까지 이야기만 무성했고 실질적인 대책은 없었다. 이날 유가 반등은 달러 가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 6일 급등세가 과도했다는 측면에서의 반응일 뿐이다"고 밝혔다.


BNP파리바의 원유 브로커인 톰 벤츠는 "이날 하락은 과도한 랠리에 따른 반응"이라며 "유가의 문제는 모멘텀에 관한 것이며, 한번 시작되면 현실 수준을 능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미국 경제 위기는 급격한 달러 약세를 유발했으며, 이란에 대한 위협도 지정학적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요인이 아니라 펀더멘털 상 요인만 반영한다면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에 머물러야 한다. 달러 약세 요인만 유가에 40달러가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웨이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신 브로드릭은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가 강세 요인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러시아 멕시코 등 많은 중요한 지역에서 원유 생산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원유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는 미국이 불황속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소한 10%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경제 발전으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을 구입하면서 원유 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지난 8년간 연간 879만대로 네 배나 증가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브로드릭은 "중국의 자동차 매출은 고유가 상황에서도 여전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유와 휘발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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