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공격 "광고중단해"…기업 줄줄이 항복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6.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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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참숯바베큐 홈페이지에 뜬 사과문↑BBQ참숯바베큐 홈페이지에 뜬 사과문


촛불시위에 비판적이었던 일부 보수신문들을 향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계속되고 있다.

연일 이 신문들에 광고를 실은 기업에 항의전화를 해 광고 중단을 요구한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오늘의 공략대상'이 올라오고 관련 카페까지 만들어졌다.

4일 현재 대웅제약과 삼진제약 등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날 각기 '우루사'와 '게보린' 광고를 모 신문에 실었다가 네티즌들의 쏟아지는 항의전화를 받았다.



대웅제약은 "항의전화가 아침부터 많이 온다"며 난감해 했다. 삼진제약도 "특정 신문에 광고를 중단하라는 항의를 받고 있다"며 "향후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진제약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삼진제약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지난 3일에는 네티즌들의 요구를 견디다 못한 천재문화가 "금일 신문광고는 이미 수개월 전에 계약 됐던 사안이라 부득이하게 진행되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이후에는 광고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띄웠다.

이날 BBQ참숯바베큐도 "특정 신문광고에 대한 고객님들의 우려와 질책에 깊이 사과 드린다"며 "광고를 즉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일에도 신일제약이 "6월 중으로 (문제가 된 신문사의) 광고를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홈페이지에 입장을 밝혔다.

이미 지난달 말에는 서울척병원과 신선설농탕, 농협목우촌, 동국제약 등이 해명과 유감표명을 했다.

나아가 명인제약과 보령제약, 삼양통상, 르까프는 이들 신문에 광고를 중단하거나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업들의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칭찬과 격려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르까프는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로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펼쳐 왔기에 르까프는 누구보다도 네티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고 공지를 내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토종 브랜드인 만큼 애용해야겠다"며 호응했다.

이들 신문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산 것은 촛불시위에 배후가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던 점이 크다. 하지만 뿐만 아니라 그간 쌓여왔던 불만이 쇠고기를 계기로 폭발했다는 지적이다. 보수신문들이 편향, 왜곡보도를 한다는 인식이 쇠고기정국을 만나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것. 네티즌들이 "이 참에 끝장을 보자"는 투의 글들을 많이 올린 이유다.

정부가 쇠고기재협상 추진 의사를 밝힌 3일 이후에도 네티즌들의 '신문전쟁'이 계속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편 지난달 22일 '촛불집회 참석자 비하발언'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개그우먼 정선희도 지속적 공격을 받고 있다. 정선희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협찬사들에게 협찬중지를 요구하는 것. 이미 2곳은 네티즌들의 항의를 견디다 못해 협찬을 그만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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