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기업대출도 연대보증 폐지해야"

서명훈,오상연 기자 2008.05.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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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은행 후순위채 발행 자제 당부.."은행 허리띠 졸라매야"

앞으로 기업들도 '연대보증'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업대출의 경우 부작용이 적고 실행 가능한 부분을 발굴해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은행들이 추진 중인 가계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제도 폐지는 신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은행의 업무 관행이 보다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보증에 의존하는 기업대출 관행도 바꿀 것을 주문했다.



기업 대출에도 연대보증 관행이 사라지면 신용도가 대출 금액과 금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은 신용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기업들이 연대보증으로 줄도산 하는 일도 사라질 전망이다.

김 원장은 또 은행의 수익성 하락을 경고하고 후순위채 발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출자전환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한 경상적 당기순이익이 2005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수익성 하락은 현재 은행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게 된 원인으로는 외형확대 경쟁을 꼽았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며 "대출 확대를 위해 부족한 재원을 특판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고원가성 자금으로 조달해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3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조6000억원에 비해 50% 증가했다.

그는 "최근 은행들이 후순위채를 과도하게 발행하고 있는데 후순위채는 조달비용이 높아 수익성에 부정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다시 자본적정성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위험자산 확대를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은행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것도 당부했다. 그는 “순이자마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자산확대를 통한 수익증대는 한계가 있는 만큼 비용구조 개선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비를 절감하고 외형확대를 위해 점포를 늘리기보다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나빠진 경제상황이 은행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원장은 “경상수지 적자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기업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이 경기둔화와 함께 부실화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내부 여신방침을 재점검하고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과 기업경영 현황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을 강화해 달라”며 “하지만 중장기적인 과점에서 중소기업을 협력·지원하는 것이 은행 경영건전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 원장은 또 은행 관련 규제를 개선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올해부터 은행채에 대해서도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괄신고서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자부문 위주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투자자문업 등 부수업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은행장들은 김 금감원장에게 오는 2011년 시행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시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은행들이 공동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예금 갱신시 실명확인을 생략하는 방안을 허용해달라는 등의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은행민원 평가제도를 개선해 줄 것과 지방은행 애로사항 전담팀을 개설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최용수 금감원 공보국장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KIKO와 후순위채 등에 대한 내용은 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은행장들이 건의한 내용은 실무적으로 검토해 설명회 또는 보고서 등을 통해 피드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윤용로 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데이비드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정용근 농협신용대표 등이 참석했고 지방은행에서는 이화언 대구은행장, 이장호 부산은행장, 윤광림 제주은행장,홍성주 전북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은행장 공보절차가 진행중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은 각각 부행장이나 부총재가 대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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