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이 정말 부러운 이유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2008.05.2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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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리더십]원자바오의 눈물을 보며

중국 사람들이 정말 부러운 이유


"울지마라. 나와 중국 정부가 너를 꼭 돌봐 줄거야!"
 
쓰촨성 대지진 구호 현장에서 가족을 잃은 여자애를 다독이며 울먹이는 원자바오 총리의 모습이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지진 발생 2시간 남짓 후 쓰촨행 비행기에 오른 원자바오 총리는 66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장 곳곳의 잔해 더미 사이에서 넘어지고 긁히면서도 지칠 줄 모르고 복구를 독려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10여년을 같은 점퍼를 입고 다닐 만큼 검소하게 살아왔고 시골아낙으로부터 칭송노래까지 받았을 만큼 국민들의 신망이 두터운 원자바오 총리는 쓰촨성 참사 현장에서 눈물을 보임으로써 또 한번 중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며 결속의 힘을 발휘했다.
 
더욱이 구호활동의 최전선에 나선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전세계로 보도되면서 티베트 시위 무력진압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날카로운 시선을 한층 누그러뜨리며 국제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힘이 되고 있다.
 
위기가 닥치면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절박한 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곧 리더십 전부를 대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원자바오 총리의 행동은 새삼 위기 시의 리더십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원자바오 총리는 대지진 후 2시간 만에 현장을 향했다고 한다. 위기 시에 리더는 신속하게 최전방으로 향해야 한다.
 
영국이 참전하면 전통적으로 왕실의 왕자들이 가장 먼저 군에 입대하는 모범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더가 전방에 등장하는 것 만으로도 안심을 느끼고 심리적인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모두가 고통을 감내할 수 있고 서로를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피해민들에게 희망을 말했다. 격려하고 또 격려했다. 위기 시에 리더의 말은 그 무엇보다 큰 식량이 된다. 지치지 않는 모습으로 희망을 주는 것이야말로 반드시 현장에 리더가 있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힘을 발휘한 의사소통 한 가지. 원자바오 총리의 눈물이다. 리더의 눈물은 그 무엇보다 힘이 세다. 어렵게 보이는 한 방울의 눈물은 어떤 사죄의 말보다 어떤 설득의 표현보다 강력하게 와 닿는다.
 
리더란 결코 쉽게 눈물을 보일 수 있거나 보여서는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리더의 눈물이란 그 만큼 강력한 결의와 각오를 수반한다고 인식되어진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을 당한 국민 앞에서 그 안타까움과 슬픔을 단적으로 보여 준 총리의 눈물은 중국민들을 향한 어떤 목소리보다 크고 강한 결속의 호소임에 틀림이 없었을 것이다.

위기와 리더십 그리고 리더의 눈물. 일간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현장활동을 정치쇼라 비난했다고 한다. 문득 노무현 대통령의 눈물이 떠오른다. 2004년 프랑스 순방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은 예상에 없었던 이라크 아르빌에 파병되었던 자이툰 부대를 전격방문했다.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귀국 비행기 안에서 수행기자단에게 발표되고 양해될 만큼 극비리에 진행되었던 이 방문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감정에 북받친 눈물을 보였다.
 
국익과 대의를 위해 파병된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라는 호의가 있었겠지만 방문지가 이국의 전쟁지라는 사실과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감안할 때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위험천만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안전문제 때문에 적지 않은 외교적 후유증까지 남겼다.
 
위기 시에 리더는 거침없이 최전선에 서야 한다. 그렇지만 리더의 안전을 위해 많은 희생이 요구되어서는 안된다. 불필요한 위험까지 감내해가며 현장에 나서야만 용감한 리더가 되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또 한 가지. 리더의 눈물은 무거워야 한다.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공감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눈물이어야 한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책임이나 비난을 감내하고 현명하게 수습하겠다는 의지의 눈물이어야 한다. 원자바오 총리의 눈물은 중국 국민을 부러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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