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 “우리 제네릭 약가가 비싸다고?”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5.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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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주장 근본부터 오류"…약가제도 비슷한 국가와 비교 주장

한국제약협회(회장 김정수)는 ‘우리나라 제네릭(복제약) 약값이 미국에 비해 4배나 비싸다’는 한국개발연구원구원(KDI)의 최근 연구결과와 관련, 건강보험제도와 약가제도 자체가 다른 미국과 비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4일 제약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KDI의 주장은 미국의 오리지널약가를 기준으로 나온 것이며 미국의 제네릭 약값을 절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보다 3배 정도 비싼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보험약가 제도 개선을 통한 지출효율화’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우 오리지널약 대비 복제약 가격이 평균 20% 미만이지만 우리나라는 8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장되고 있다”며 “약가 거품을빼면 건보재정 2조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약협회는 이와 관련, 미국에서 약가의 결정은 제약사의 신약 가격정책에 따라 시장원리대로 이뤄지는 만큼 오리지널약의 가격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경우 정부가 보험약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오리지널의 약가가 낮고, 이 때문에 제네릭 상대가격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제약협회는 “제약업체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발효(FTA)가 발효가 되면 제네릭 제품의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현재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제네릭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의 경우, 제네릭의 약가는 오리지널이 30~40% 수준에서 형성된다. 현 약가제도에서 오리지널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처음으로 출시되는 제네릭 제품은 오리지널의 68%의 약가를 받을 수 있다. 오리지널의 68%를 받을 수 있는 퍼스트제네릭은 약가를 다른 제품보다 먼저 신청한 5개 품목까지 해당된다.

이후 제네릭의 약가는 앞서 약가를 받은 제네릭 약가(오리지널의 약의 68%)의 90% 선에서 결정된다. 그 다음으로 출시되는 제네릭은 앞서 출시된 약가의 90%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한편, 우리나라 건강보험료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도 오류라는 것이 제약협회의 입장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총진료비 대비 약제비 비율은 약 29%수준이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입국 평균 비율인 18.6%보다 10%포인트 높다.

이는 건강보험요율이 낮아 생긴 착시 현상이라는 것이 제약협회의 입장이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OECD 국가 평균 건강보험요율이 9%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다. 즉,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진료비가 낮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현상이라는 것이다. 제약협회는 평균 1인당 약제비는 환율방식으로 환산하면, OECD 평균가격은 359원, 우리나라는 203원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제네릭 가격은 우리나라와 건강보험제도와 약가제도가 유사한 대만과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약협회는 주장했다.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국가가 단일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대만의 경우 자국의 제약산업이 미미해 제네릭 의약품도 다국적 제약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제약협회는 “대만은 다국적기업들이 높은 제네릭 약가를 책정하고 있고, 보험료 수준이 우리나라의 2배(9%)임에도 불구하고 약제비 비중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30%대”라며 “선진국과 단순비교로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가 비싸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국내 제약사가 생산하는 저가의 제네릭 제품이 국내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 제약협회의 주장이다. 현재 전체 처방의약품 중에서 제네릭의 처방빈도는 60%, 시장점유율(매출액)은 40% 수준이다.



제약협회는 “일본은 제네릭의 처방량이 17%, 시장점유율은 6%에 불과하다”며 “이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이어지고 있고 일본 정부도 제네릭의 처방을 확대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협회는 “이탈리아, 호주 등 우리나라보다 제네릭 약가 비율을 더 높게 책정하는 국가가 많다”며 “우리나라와 건강보험제도, 약가제도 등이 유사한 경우와 비교 분석한 연구를 통해 국민과 제약업계가 이해하고 동의하는 할 수 있는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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