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낙관론 유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5.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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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와 투신권 매도에 긍정적으로 대응

코스피지수가 5일 내리 하락하며 지난 1월 10∼16일 기록한 연중 최장기간 연속 하락세와 타이 기록을 세웠다.

전날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상승 반전했지만 상승폭이 미미했기 때문에 약해질대로 약해진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교보증권 (5,380원 ▲100 +1.89%) 매각 재추진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증권업종이 2.98% 상승했고 포스코 (375,000원 ▼500 -0.13%), 현대제철 (24,400원 ▲100 +0.41%)이 상승하면서 철강금속 업종이 0.63% 올랐다.
원전 국산화 성공 소식으로 두산중공업 (17,960원 ▼750 -4.01%)이 하루만에 상승세를 회복했고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자 한국전력 (21,950원 ▼250 -1.13%)이 5일만에 상승반전했다.
미국 금융주 상승 영향으로 국민은행 (0원 %)이 나흘만에 상승반전하면서 은행업종도 0.52% 올랐다.



그러나 종목별, 업종별 개별 뉴스 돌출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날 저점은 1826.16으로 200일 이평선을 웃돌았으며 일중 고점은 1840.78에 그쳐 20일 이평선 돌파를 시도하지도 못했다.

외국인이 5일만에 주식 순매수(412억원)로 방향을 돌렸고 지수선물 순매도(-223계약)도 주중 최소규모에 그치면서 외국인은 시장 변수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
외국인의 경우 대체로 뉴욕증시 결과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증시가 마감되고 나면 당일 코스피 시장에서의 매매 윤곽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보다 주목받는 변수는 투신권(자산운용사) 동향이다. 환매에 시달리면서 실질적으로 9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펼치고 있는 투신권은 베이시스 악화 상황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청산에까지 나서면서 가장 강력한 매도주체로 부상했다.

지난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1.0선 이상을 유지했던 베이시스가 0.5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틀간 7300억원에 달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6조7000억원까지 매수차익잔고가 떨어졌다고해도 6월물이 시작될 때의 수준(5조1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이나 많은 상태기 때문에 베이시스 회복이 없다면 프로그램 매물이 계속 나올 우려가 있다.

프로그램은 선물과 코스피200 지수의 차이를 놓고 재정거래 이득을 취하는 기계적인 매매이기 때문에 장세가 어떻든 상관없이 베이시스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주초 사상최대치(7조4115억원)까지 증가하며 코스피지수를 1900선으로 올렸던 '공짜 점심'의 대가를 톡톡히 치뤄야만 하는 상황 도래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6월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먼저 해소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는 낙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이번 6월물 만기 이후에는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 변화가 생기면서 새로운 모멘텀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맞을 매를 미리 맞고 상승 기반을 다지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증시 동향이다. 국제유가(WTI)가 인플레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미증시가 빠지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론적 해석이다.
유가 동향에도 불구하고 미증시가 상승세를 보인다면 WTI가 100달러까지 오를 때처럼 주가에 무관한 일로 여겨질 수 있는 일이다.



전날 WTI와 CRB상품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마감한 것에 무게를 둔다면 외부 변수 악재는 일단락됐으며 남은 것은 절반을 지난 투신권 매물 뿐이다.

이날 미증시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이유는 다음주 월요일이 미모리얼데이 휴장이기 때문이다. 설사 이날 다시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사흘 연휴가 공백을 만들어 주면서 주가 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으며, 이날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연휴를 앞두고 투심이 살아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꿈보다 해몽이 앞선 지나친 낙관론일지 몰라도 대세관점에 변화를 줄 정도로 상황 악화가 객관화되지 않는다면 서머랠리 여지를 사전에 배제하는 것은 오히려 지나치게 소극적인 접근일 수 있다.



추세하락이 시작되더라도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뒤부터라면 미리부터 겁먹을 일이 아니다.

교보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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