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서로 다른 '성공의 길'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8.05.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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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벌크선 등 선대 확대" vs 현대상선 "항로확대로 신규시장 개척"

국내 대표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상반된 경영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한진해운은 벌크선 발주 등 선대 확대에 나선 반면 현대상선은 항로 확대를 통한 틈새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 현정은 회장↑ 현정은 회장


현대상선은 지난 2003년 고 정몽헌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부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고 한진해운은 2006년 11월 작고한 고 조수호 회장에 이어 부인 최은영 회장이 지난해 3월부터 이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5,220원 ▲40 +0.77%)은 벌크선 호황에 따라 최근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발주하는 등 현재 20%대인 벌크 사업 비중을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 1월 5000 포인트대로 추락했던 BDI지수(건화물종합운임지수. 벌크선 운임을 지수화한 것)는 거침없이 반등하면서 지난 15일 1만1067 포인트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운업계는 중국과 유럽 등 석탄 수입국들의 운송수요가 꾸준이 늘어나는 등 BDI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최은영 회장↑ 최은영 회장
한진해운은 지난해 싱가포르에 탱커 전문 법인을 별도 설립했으며 지난 4월 자회사인 거양해운(벌크선 전문선사)을 흡수합병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올해 약 20여 척의 중장기 용선선박을 인도 받는 등 현재 100여 척의 벌크 선대를 향후 5년 내 약 250척 규모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또 컨테이너사업 부문에서도 지난 2월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12년 이상의 장기 용선 방식으로 확보하는 등 선박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한진해운·현대상선, 서로 다른 '성공의 길'
이에 현대상선 (17,630원 ▲320 +1.85%)은 인도, 호주, 지중해, 홍해 등 해운업 신흥 시장에 6개 항로를 신설하는 등 항로 확대로 한진해운 측에 맞서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아시아-호주 간 2개의 신규항로를 개설해 대만 카오슝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홍해 지역에 2개(CRX, FM5)의 신규 항로를 개설해 내달 11일과 12일 서비스를 개시한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2일 북중국-인도 간 신규항로를 개설했으며 지난달에는 제휴그룹인 TNWA(The New World Alliance)가 프랑스 선사 CMA CGM과 함께 아시아-서지중해간 공동 운항 항로를 개설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 취임한 김성만 사장이 직접 아시아, 미주, 유럽 주요 지역을 돌면서 영업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등 신규 시장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시장 선점 차원에서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여러 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면서 "미개척 틈새시장 진출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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