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인수에 이랜드그룹 자금 3000억원이 들었는데 인수후 지난 2년간 기회비용은 건졌다고 본다" -권순문 이랜드개발 사장
지난달부터 불거진 홈에버 매각설에 마침표를 찍고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전격 인수, 14일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홈에버 양사 대표이사가 밝힌 말이다.
이날 홈플러스는 홈에버 지분 100%와 부채를 포함해 2조3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과도한 차입인수(LBO)라는 지적에 인수 초기부터 까르푸 인수가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지만 권 대표는 "성공적인 M&A"라고 자평했다.
권 대표는 2년여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공적 M&A라고 자부했던 까르푸(현 홈에버)를 되팔기로 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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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2006년 까르푸 인수할때 이랜드그룹 돈이 3000억원, 재무적 투자자돈 약 5000억원으로 인수를 했다"며 "(이번 매각으로) 회수하는 금액은 투자원금에 육박한다. 실질적인 정산이 남아있어 최종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3000억원을 다른데 투자했으면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못얻게 됐으니 정확한 산정은 어렵다. 홈에버 자체가 리뉴얼했고 신규 출점을 위해 들였던 금용비용은 이전하는 가치에 다 포함돼 있고 이랜드그룹이 계열사들이 관련된 영업과 습득한 지식이나 역량을 감안하면 3000억원의 기회비용을 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3000억원의 기회비용에 수많은 실직자의 고통과 이랜드의 실추된 기업 이미지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권 대표는 "이랜드그룹은 대형마트 1위를 겨냥했는데 새로운 사업 계획을 갖게 됐고 홈에버 매각을 통한 새로운 투자가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접고 '본업'인 패션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말이다. 사실상 전략상의 '오판'을 시인한 셈이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 패션 부분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중국, 인도 시장에서 큰 계획을 갖고 있고 해외 브랜드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한 대표는 까르푸의 인수후 경영 정상화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노조에 대해 '순진함' 그 자체의 시각을 보였다.
이승한 사장은 "이번 계약때 그것(노조문제)까지 파악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5500명 고용승계할 것이며 기업철학이 직원을 위하는 것이고 홈플러스 가족으로 따뜻하게 맞이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고용승계를 해야할 5500명 규모는 파악하고 있지만 해고자수, 파업인원, 노조 관련 각종 소송 등 현안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 사장은 "우선 노조를 허용하고 시작할 것"이라며 "비정규직은 법적 절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이번 매각으로 주주가 바뀌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현재 고용관계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고용승계 문제는 이랜드그룹의 한국까르푸 인수때도 똑같이 보장됐던 내용이지만 노사 갈등의 결정적 불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