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공포 '후덜덜',"키우던 병아리 죽여야 되나요?"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5.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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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공포 '후덜덜',"키우던 병아리 죽여야 되나요?"


지난 6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울에 상륙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광우병 공포가 휩쓸고 있는 터라 혼란은 더 커졌다.

특히 AI가 발견된 서울 광진구청에 문의전화가 쏟아졌다. 주로 인근 어린이대공원 등을 관람했던 시민들이다.



물론 지난 6일 서울 광진구는 구청 내 동물사육장에서 인체에 전염될 수도 있는 고병원성 AI가 확인되자 불과 1.2km 떨어진 어린이대공원에서 조류 살처분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전날 어린이날에 5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뒤였다.

7일 광진구 보건소 관계자는 "'대공원을 다녀온 후 감기기운이 있는데 불안하다'는 식의 전화가 하루 종일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집에서 병아리를 키우고 있는데 죽여야 하나"와 같은 상담도 많다고 한다.



이날 현재 광진구는 빗발치는 전화를 감당할 수 없어 다른 부서의 직원을 보건소로 지원 보낸 상태다.

이날 일부 언론들이 "광진구에서 AI의심환자 5명이 발생됐다", "의심환자가 10명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진구 보건소 측에선 "단순히 전화상담자 중 일부 기록해 놓은 사람의 수일 뿐"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불안은 가시지 않는 양상이다. 네티즌들은 AI 관련 기사에 "우리 가족도 서울대공원 다녀왔는데 바로 앞에 닭이 있었다"는 불안에서 "이 정권 들어서고 2달 남짓 동안 조용한 날이 없다"는 불만까지 다양하게 쏟아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광우병을 덮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 AI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는 것.

지난 6일 오전 포털 네이버에는 자칭 광진구청 근무자라고 밝힌 네티즌이 "아직 보도가 나오기 전인데 곧 '조류독감 서울확산'이란 속보가 뜰 것이다. 이는 단순 의심사례를 확대 부풀린 것으로 (광우병공포로부터) 국면전환용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 관련보도가 나오자 일부 네티즌들은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됐다.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 관계자는 "이번 광진구청 건이 처음에는 단순히 병성감정(AI의심이 아닌 어떤 질병인지 모를 때 의뢰하는 것)으로 들어온 것은 맞지만 검사해보니 H5바이러스가 맞았다"며 "우리는 과학적 결과에 따라 할 뿐"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의혹관련) 글을 쓴 사람이 자진삭제 해서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AI는 지난달 1일 전북 김제에서 최초 발견돼 지금까지 무려 665만 마리를 살처분했지만 서울까지 번지는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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