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F 1Q실적 '희비교차'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08.04.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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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요금인하 '울고' KTF 데이터매출 '웃고'..KTF 불안한 '3G 1위'

'요금 인하 타격에 울고, 데이터 매출 증가에 웃다.'

1분기 성적표를 받은 SK텔레콤 (57,500원 ▼900 -1.54%)KTF (0원 %)가 희비가 교차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 인하 타격이 그대로 나타났으며, 이에 비해 KTF는 데이터 매출 증가로 3G 가입자로 가입자 전환 효과가 표출됐다.

하지만 양사 모두 '고질적인 과다 마케팅 비용'을 극복하지 못한 예상된 결과 앞에 실망스런 점수를 받았다. 더 큰 문제는 갈수록 실적이 호전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예고돼있다는 점. 이미 두 자리수 이상 증가해버린 마케팅 비용을 예년 수준으로 내리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 SKT-KTF 1분기 실적 비교▲ SKT-KTF 1분기 실적 비교


◇요금인하 직격탄 피하지 못한 SKT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은 정부가 주도한 요금 인하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SK텔레콤의 1분기 ARPU는 4만2654원으로 지난해 4분기 4만4644원에 비해 4% 줄었다. 또, 데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2%나 감소했다. SMS 요금 인하도 데이터 매출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이 결과 SK텔레콤의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은 무려 16%나 감소했다.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78% 급증했지만 차이나유니콤의 배당금수익 및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 이익증가 등 영업외 수익 덕분이지 실적효과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SK텔레콤 입장에선 ARPU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가입자수나 무선인터넷 사용을 지금보다 늘려야 하지만, 망내할인이나 가족할인 가입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만회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 2조8370억원, 영업이익 5540억원, 당기순이익 3830억원이란 지표에 대해 "비교적 선방했다" 자체 평가를 내리면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증가한 마케팅 비용을 해결해야 한다"고 문제를 인정했다.


◇KTF, 불안한 3G 1위..데이터매출 '청신호'

KTF의 1분기 실적 역시 '3세대(G) 가입자 500만 돌파'와 '분기 매출 2조원 돌파'라는 상징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2G 가입자 대비 3G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률 증가나 ARPU 증가로 나름대로 만회하는 지표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KTF는 "2G 가입자 위주였을 때는 월 데이터 이용률이 10% 미만이었는데, 현재는 15%까지 올라섰다"며 "데이터 ARPU도 90%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텔레콤의 데이터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한데 비해 KTF는 12% 가량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KTF 역시 마케팅 과다지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KTF의 1분기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4.7%, 직전 분기 대비 7.0% 증가한 4603억원 규모다. 직전 분기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3G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KTF로선 계속되는 딜레마다. 20% 이상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9.7% 감소했다는 게 그 증거다.



그렇다고 KTF로서는 당장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는 부담이다. SK텔레콤의 1분기 마케팅 비용은 7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SK텔레콤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4분기 보다는 4% 줄었지만 KTF로서는 절대적인 규모를 쫓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SK텔레콤의 월 3G 가입자 수는 KTF를 앞지른 상황이다.

◇숨은 복병 MVNO..이통사 걸림돌?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사설망사업자(MVNO) 등장은 이후 이동통신 시장의 최대 복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정부는 MVNO 정책을 통해 이동전화 시장의 가격 경쟁 및 요금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기업은 MVNO 의무사업자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SK텔레콤. SK텔레콤으로서는 이로 인한 매출 격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MVNO의 등장은 비단 SK텔레콤의 문제는 아니다. 파격적인 요금이 등장할 경우 KTF 등 후순위 사업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준보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1분기보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다소 숨 고르기가 예상되지만 단말기 보조금 규제 폐지 이후 3G 단말기 USIM잠금 해제, 의무약정제 시행 등 향후 경쟁 완화 요인보다 경쟁 촉발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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