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순환출자 풀어도 '이재용 체제' 이상無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4.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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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22일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카드가 가진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팔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분 매각 이후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중심의 삼성 지배구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주식 64만1000주(25.6%)를 갖고 있다. 시가로 1조6700억원(21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삼성그룹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고리를 지배구조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삼성카드만 에버랜드 지분을 팔면 시민단체들이 문제삼는 환상(고리)형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삼성카드가 그룹 지배구조의 '핵'인 에버랜드 지분을 팔 경우 삼성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에버랜드의 지분구도를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재 에버랜드의 1대주주인 이 전무가 가진 에버랜드 주식은 62만7390주(25.1%)다. 삼성카드가 가진 것보다 적다. 그러나 이 전무와 삼성카드를 빼고도 39.5%의 지분이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와 삼성 계열사들에게 있다.

이 전무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도 에버랜드 지분을 각각 8.4%씩 갖고 있다.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을 몽땅 외부인들에게 팔더라도 이 전무와 나머지 친인척, 계열사들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64.6%에 이른다. 더구나 에버랜드는 비상장사다. 이 전무의 에버랜드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삼성그룹이 환상형 순환출자가 해소한 뒤에도 이 전무가 에버랜드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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