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를 확보하라" 철강업계 '자원전쟁'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4.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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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다시보기 ②-1] 원료가격 고공행진..광산투자 확대, 몸집불리기로 대응

세계 철강업계가 석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산 원가의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안정적인 원료 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포스코'의 당면 과제도 바로 원료확보다.

◇원료 확보 '산넘어 산'= "유연탄 가격 협상의 윤곽이 나와야.." 지난달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료 가격이 크게 올라 철강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포스코는 요지부동이었다.



섣불리 인상폭을 결정했다가 유연탄 공급 가격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거나 추가 인상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원료 가격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전세계 철강업계의 원료 수급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철강 생산의 주 원료가 되는 철광석은 지난 2000~2003년 4.0% 수준이던 연평균 수요 증가율이 2003~2006년에는 3배 수준인 11.5%로 높아졌다. 석탄 수요 증가율도 같은 기간 3.7%에서 5.5%로 상승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 국가들을 중심으로 철강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여기에 광산업체들이 초대형화되고 있는 것도 철강업계에는 부담이다. '덩치'가 가격 협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소형 업체들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이합집산했지만 최근 수급조절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메이저업체간의 M&A가 활발하다. 호주의 BHP빌리턴, 브라질의 발레 등 광산업계 선두주자들은 현재도 큰 덩치를 더 키우기 위해 새로운 M&A를 시도하고 있다.

소수의 원료업체들이 독과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원료 가격은 말그대로 고공행진이다.

최근 타결된 포스코의 유연탄 공급가격은 지난해보다 200% 이상 올랐고, 철광석도 연초 브라질 발레가 65% 공급가를 인상한데 이어 호주 업체들은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업계 광산투자 확대-몸집불리기= 해외 철강업계는 광산 개발에 대한 신규투자 확대, 종합상사와의 연계 강화, 광산 보유 철강사 인수 및 투자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 1위인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은 캐나다의 철광석, 인도의 석탄에 이어 아프리카 모잠비크 지역에서도 석탄개발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철광석의 경우 현재 45%인 자체 조달 비중을 2010년까지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의 신일철과 JFE는 원료 메이저 회사 및 일본계 종합상사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고, 중국 철강업체들도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철강업체를 인수하거나 해외 철광석 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대형화 추세도 원료공급사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원료를 확보하라" 철강업계 '자원전쟁'


◇포스코, 원료 직접조달 비중 30%로= 포스코도 원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사회에서는 남아공 칼라하리 망간 광산의 지분 13%(2억 달러)를 인수키로 했다. 망간은 제강공정에서 탈산, 탈황 및 철의 강도와 인성 증대를 위해 필수적인 원료다. 포스코는 이번 투자로 2010년 생산 개시 이후 연간 소요량의 25%인 연 13만톤 이상의 망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밖에도 호주 마운트솔리, 캐나다 그린 힐스 등 8개 석탄 광산과 호주 포스맥 등 2개 철광석 광산에 지분투자 형태로 참여했다.

인도에 추진 중인 일관제철소는 원료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도 공장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6억톤의 철광석 채굴권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일관제철소가 지어질 인도 오리사주의 철광석 매장량은 50억톤으로, 100억톤으로 추정되는 인도 전체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가 해외에 투자한 광산에서 들여오는 원료의 비율은 현재 철광석 15%, 유연탄 22% 정도다. 포스코는 오는 2018년까지 이 비율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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