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특검에 대해 '까칠한' 평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4.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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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자 '렉스 칼럼'에서 전날 있었던 삼성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우선 용감한 측면이 있다(bold)고 평가했다. 부패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기업활동의 정상적인 비용으로 간주해왔던 비자금에 대해 강경해졌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누구도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더 인상적이라고 했다. 특검이 불구속 기소한 이건희 회장은 한국 최대 재벌인 삼성을 이끌고 있으며, 삼성은 한국 산업화의 최선봉에 위치한 상징적인 기업집단이라고 FT는 전제했다.



FT는 그러나 이 회장은 보다 심각한 뇌물 혐의에 대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됐고 배임과 탈세혐의만 인정됐다고 했다. 또 특검의 조사가 탈세로 인한 이 회장의 대규모 이익을 주로 들여다봤을 뿐 이 자금의 가능한 오용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제한적인 조사였다고 평가했다.

FT는 이번 특검 조사를 통해 새정부가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임무를 띤 것처럼 보여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가 검찰에 대한 독립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재벌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려는 여론 등에 의해 가속화됐는데, 둘다 과거 정권의 유물로 볼 수 있다.

FT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으로 일부 이런 문제는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금산분리 완화)하는 등 재벌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금산 분리는 10년전 금융위기를 거치며 도입된 제도다.

FT는 부패를 없애기 위한 한국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는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고 보았다. 대부분이 이 회장에 대한 판결 내용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는지, 그의 가족이 삼성 경영권을 유지할 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정할 수 밖에 없는(compelling) 증거는 없다고 FT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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