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우조선인수, 외국인주주가 복병

더벨 김민열 기자 2008.04.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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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M&A]⑦ 2001년 KT지분 인수도 외국인 반대로 무산

이 기사는 04월15일(15:1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375,000원 ▼500 -0.13%)가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전에서 완주할 수 있을까.



지난 2001년2월7일. 정부가 보유한 한국통신 지분 1차 매각대상 물량(14.7%) 가운데 90% 이상이 유찰되며 한국통신 매각 계획이 무산됐다. 삼성, LG,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는 포스코(당시 포철)가 한통 물량을 떠안아 주기를 내심 바랬다. 당시 유상부 회장은 "GE가 50조원을 동원해 전자업체 하니웰을 하룻밤 새에 전격 인수한 것처럼 포철도 기회가 되면 신속하게 진출하겠다"고 밝혀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끝내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2000년 10월 산업은행 지분(6.84%)의 해외 매각을 끝으로 민영화된 포스코는 결국 '주주이익 우선'이라는 명분을 뛰어 넘지 못했다.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포스코는 '외국계 기업'이었다. 미국계 템플턴 펀드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54%에 달했던 것. 당시 외국인 주주들은 '통신사업'이라는 신 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입찰 참여에 제동을 걸었다는 후문이다.

7년여가 지난 최근 포스코는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해양(DSME)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세계 철강업계 1위인 미탈스틸이 2위인 아르셀로를 집어 삼키면서 위기감을 느낀 포스코는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더이상 외면하기 힘든 상황에 몰려있다. 이 때문에 이구택 회장은 물론 윤석만 사장 등 전 경영진들이 오래 전부터 인수의사를 공식화 한 상태다.

하지만 M&A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는 포스코가 과연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 대우조선인수, 외국인주주가 복병


우선 고배당을 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다. 포스코가 올해 외국인에게 준 배당금 규모는 2772억원(중간 배당금 제외)으로 최근 4년동안 1조63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율은 45.9%. 최대 지분은 지난 94년에 이어 민영화 과정에서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뉴욕증시에 상장한 16.54%. 이 지분은 외국인 주주들이 예탁기관으로 지정한 뉴욕은행 이름으로 돼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신일본제철이 5.0%를 보유중이다.

신일본제철은 일본 내 인수합병을 제외할 경우 별다른 반대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대다수 외국인 주주들은 아직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참여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M&A업계 전문가는 "조선업 경험이 없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의)에너지 사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유난히 강조하는 것은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가 완료됐지만 공기업이 모태인 포스코가 과연 얼마나 공격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포스코의 경쟁자들은 공기업 성격의 포스코가 민간 M&A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인수전이 본격화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 견제론'이 제기될 정도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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