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증권 투자가 주업인 월가 은행들은 이번 신용위기로 총 23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상각하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은행들이 상각한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은 대부분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였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월가 5위 투자은행이었던 베어스턴스는 결국 회사 문까지 닫았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11월말 17.5에서 2월말 18.6으로 상승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 같은 발표가 있은지 보름이 지나지 않은 지난달 31일 전환우선주 발행으로 40억 달러 자본금 조달에 나서겠다고 밝혀 부채비율이 15.4에서 13.5로 더 낮아졌다.
그는 "지금 신뢰를 쌓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본금 확충"이라면서 "그것이 비록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시킨다 해도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2위인 모간스탠리도 지난해 12월 중국투자공사(CIC)에 지분 9.9%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를 넘기고 50억달러를 수혈받아 자기자본 부채비율이 11월말 17.6에서 2월말 16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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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의 에일린 파헤이는 "은행과 증권사들은 채권 기관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레버리지를 포함한 부채를 줄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채권 기관과 신평사들의 이 같은 요구는 부채비율 뿐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낮추고 있다. ROE는 주주들의 돈을 갖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렸냐를 측정하는 지표여서 높을수록 주주들에게 유리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헤치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형 은행들의 ROE가 5%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 경색으로 이자 비용은 상승하고 레버리지를 줄였기 때문에 ROE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도 금융 당국이 앞으로 자본 확충을 더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익률 하락을 예상했다. 그로스는 "당국이 자본 쿠션을 더 확충하길 원하고 은행들도 레버리지 해소에 나선 만큼 장기적인 ROE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 비율이 아니라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1)이라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비니아르 골드만삭스 CFO는 "회사의 Tier 1을 보면 매우 편안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구체적인 Tier 1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채권과 신용 등급도 모두 호의적인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채권과 미 국채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2.41%포인트로 리먼브러더스의 3.02%보다 낮고 신용등급도 S&P와 피치, 무디스로부터 모두 'AA'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도 골드만삭스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