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납치미수범 "성폭행하려했다" 실토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4.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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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이씨 범행 자백… 경찰, 강간치상 혐의로 영장 신청

'경기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일산경찰서는 2일 오전 피의자 이모(41)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26일 오후 3시44분께 경기 고양시 대화동 모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귀가하던 A(10)양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다.



앞서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접수했으나 상부에 '단순폭행' 사건으로 보고한 채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부실수사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벌여 사건 발생 닷새 만인 지난달 31일 오후 8시30분께 한 주민의 제보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모 사우나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미성년자 성폭력 전과 5범인 이씨는 지난 1995년과 1996년에도 서울 강남에서 초등생들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했다 검거돼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2005년 말 만기 출소한 뒤 또 다시 같은 수법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당초 "기분이 안 좋은데 (A양이)째려봐서 혼내 주려고 그랬을 뿐 성폭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해오다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성폭행하려고 A양을 따라갔는데 반항해 때렸다"고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수사 관계자는 "이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하다 사건 현장 등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 녹화테이프 분석 결과 등 증거를 제시하자 결국 모든 걸 털어놨다"며 "이씨의 여죄를 조사하기 위해 이씨의 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추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씨의 DNA를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대조작업을 의뢰하고 이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씨 검거 당일 부실.늑장수사 책임을 물어 관할서인 일산경찰서 박종식 형사과장과 이충신 대화지구대장 등 경찰관 6명을 직위 해제하고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1일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반인륜적 범죄자들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 등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가칭 '혜진·예슬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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