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 "공무원 돼 보니…"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8.03.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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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되니 정말 말조심 해야겠습니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이 지난 2주간 ‘공무원’으로 변신하면서 깨달은 첫 번째 원칙이다. 그는 옛 재정경제부 장관 특보와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을 역임, 공직사회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생활해 왔다. 하지만 신분 자체가 정식 공무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위원장은 19일 오전 한 조찬 강연회에서 “얼마 전 금융위 간부들과 저녁식사를 하게 됐는데 자리에 앉으면서 ‘다들 옷 벗으시죠’라고 했더니 모두 안색이 변하더라”고 소개했다. 공직사회에서 ‘옷을 벗는다’라는 말은 ‘사직 또는 퇴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참석자들은 20여 년 이상 공직 생활을 해 온 터라 ‘공무원 화법’에 더 익숙한 것은 당연지사. 특히 국장급 이상 간부들의 인사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 위원장은 ‘말조심’을 직접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그는 강연에 앞서 “내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가 예정돼 있는데 여기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대답하기 어렵다”며 먼저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국책은행 민영화 등 다소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그는 “어떻게 하는 것이 민영화를 촉진하고 민간 중심의 큰 시장을 만드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에둘러 갔다.

평소 하고 싶은 말을 시원스럽게 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전 위원장은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반응(Response)은 하더라도 대답(Answer)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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