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금배지' 사냥나선 상장사 임원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03.16 17:58
글자크기

강석호, 강경수, 이종영씨 등 한나라당 공천 티켓

'4.9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공천 '티켓'을 손에 넣은 상장사 임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장사 임원들, 총선 앞으로=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직 상장사 및 계열사 임원 중 강석호 삼일 (1,882원 ▼47 -2.44%) 이사, 이종영 세아 ESAB(세아홀딩스 (103,700원 ▼800 -0.77%)의 자회사) 고문, 강경수 크라운해태제과 이사 등이 한나라당 공천자로 내정되거나 확정됐다.



포항의 향토재벌 삼일가족의 창업 2세인 강석호 이사는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에서 공천자로 내정, 18대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삼일가족은 포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일궈 온 향토재벌로 2005년 고 강신우 창업주가 타개한 이후 석호·재호씨 형제가 공동 경영해왔다.



포항시의원과 경북도의원을 거친 강 이사는 현재 그룹의 부회장직을 동생 재호씨에게 넘기고, 그간 공석으로 있던 회장직에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정계 입문을 준비중이다. 강 이사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업체 삼일의 등기이사와 벽산학원재단의 이사장 직위는 유지하고 있다.

세아홀딩스의 전 대표인 이종영 세아 ESAB 고문은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총선 후보가 됐다. 이 고문은 군산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부산파이프 생산관리부장, 한국알로이로드 대표이사, 세아제강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세아홀딩스는 상장사인 세아베스틸을 비롯 세아특수강, 세아ESAB 등 14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강경수 크라운해태제과 이사는 광주광역시 광산을에서 공천 확정됐다. 강 이사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KB 창업투자 부사장을 거쳤으며, 한국노총 출신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또 공천 심사를 통과했으나 인준이 보류돼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인사도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107,100원 ▲7,200 +7.21%) 회장은 선친의 고향인 충남 천안을에서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공천을 받는데 성공했으나 최근 최종 인준이 보류됐다.

한나라당은 일부 공천 내정 및 확정자에 대해 인준 보류 결정을 내린 상태다. 출마를 위해 빙그레의 대표이사직도 사임한 김 회장은 이로써 공천심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금배지는 떼논 당상? 비례대표 후보도 눈길=약 600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공천신청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는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다. 대선 때 이명박 당시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배 대표는 그간 꾸준히 비례대표 공천설이 돌았으며, 이경숙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여성 1순위를 놓고 경합을 펼칠 전망이다.

배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 출신으로 바이오업체 리젠 (1,618원 ▼165 -9.25%)을 설립,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초 리젠의 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리젠의 100% 자회사인 리젠바이오텍의 대표를 맡고 있다.

반면 비례대표 신청이 유력시됐던 천신일 세중나모 (1,982원 ▼8 -0.40%)여행 회장은 출마를 포기했다. 고려대 교우회장인 천 회장은 당초 출마가 유력시됐으나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 후보로도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아쉬운 탈락자=한편 공천에서 탈락, 아쉽게 고배를 마신 인사들도 있다. 지난해 경선 때 이명박 당시 후보를 지지했던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경북(고령·성주·칠곡)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15, 16대 때 금배지를 달았던 주 회장은 입찰 방해로 집행유예를 받았던 전력이 발목을 잡았다.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동일고무벨트 대표도 부산 금정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석패했다. 김 대표는 신인후보임에도 현역 박승환 의원을 여론조사에서 앞질렀으나 낙천돼 '이중잣대'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공천 티켓이 뭐기에…요동치는 주가=대선테마, 신정부 정책 테마 등을 만들며 요동을 치던 증시는 이번에도 공천 테마를 형성하며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일은 지난 14일 강석호 이사의 공천 내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반면 세중나모는 천신일 회장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하락반전,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6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리젠도 지난해 대선을 기점으로 펀더멘털과 무관한 급등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신정부 출범을 전후로 정치적 이슈에 매우 민감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가는 반드시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일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