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군기잡기 '용인'으로 불똥튀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3.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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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용인시청 지적 "관청건물 잘 짓는거 다 낭비다"

"용인시청이 새로 지어 서울시청보다 좋더라..."

12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느닷없이 용인시청이 화제에 올랐다.

'현장'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지에 따라 이날 행사는 국방부 업무보고 사상 처음으로 야전사령부에서 개최됐다. 이에따라 선택된 장소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3군사령부 본청.



야전이다 보니 보고장소가 마땅치 않아 참모식당이 회의장으로 급조됐다. 대통령은 여느때 처럼 공식회의에 앞서 1회용 커피를 직접 타 마시며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 "설탕이 조절되네"(대통령)
- "한국 장군들은 외국파견 나가서도 우리 1회용 커피를 공수해 먹습니다"(이상희 국방장관)
- "(멀리 있는 김병국 수석을 부르며) 외교안보수석도 커피 한잔 하세요"(대통령)
- "(사진 플래쉬가 계속 터지자) 그렇잖아도 요즘 언론에 커피먹는 모습만 자꾸 나와서..."(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 "일은 안하고 커피만 먹는다 하겠다. ㅎㅎ"(대통령)



MB 군기잡기 '용인'으로 불똥튀나


커피에서 용인시청으로 화제 전환

가벼운 환담을 나누던 대통령이 화제를 돌려 "여기 정확한 위치가 어떻게 되지"라고 묻자 국방장관이 "용인입니다. 용인시청도 가깝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대통령의 용인시청 발언이 이어졌다.

- "용인시청이 새로 지어 서울시청보다 좋더라"(대통령)
- "그래서 말이 많았습니다"(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용인시장 말로는 미래를 보고 지었다, 내부에 시민들 위한 체육복지시설이 많다고 합니다"(이상희 국방장관)


용인시청을 꺼낸게 걸렸는지 국방장관이 용인시에 대한 지원성 발언을 했지만 대통령의 비판은 계속됐다.

관청 건물 잘 짓는 것, 다 낭비다



- "관청 건물은 너무 좋게 지으면 안돼요, 민간건물보다"(대통령)
- "국회서 보니까 관공서 잘 지어놓은 지자체 일수록 부채비율 높더라"(이한구 정책위의장)
- "구청도 요즘 지은 것은 서울시청보다 더 잘 지어,그게 다 낭비다. 서울시청이 전국에서 직원 1인당 평수가 제일 좁고 건물도 낡았다. 지방에 가면 관청건물이 1인당 면적도 넓고 화려하더라"(대통령)

'실용'을 국정운영 화두로 제시한 탓인지 대통령은 관청건물 신축,증축 등에 부정적 입장이다.

외교통상부도 신청사 민원하다 눈총받아



전날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도 외교부의 청사관련 민원을 묵살했다. 세종로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권종락 외교통상부 1차관이 "이 건물이 외교부 빌딩인지 아는데 아니다. 외교부도 다 흩어져 있다"고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러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독립청사가 필요한데 행자부가 인정을 안한다. 이해관계가 안 맞는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즉답을 하지 않다가 "이 근처에 마땅한 건물이 없다"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그런데도 유 장관이 "주미대사관이 새로 나가면 지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은 말이 없었다고 한다.

전국 최대규모 용인시 청사



한편 이날 화제가 된 용인시청은 건축 당시부터 호화청사 논란에 휩싸였었다. 2005년 완공된 용인시청은 용인시 삼가동 일대 7만9000여평 부지에 1620억원(부지매입비 제외)을 들여 연면적 2만4000여평 규모로 건축됐다. 시청사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16층, 연면적 9900여평이고 시의회 청사,문화예술원,보건소,복지센터 등이 함께 위치하고 있다.

16층 건물 꼭대기 층에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선 용인시 청사는 인구 1000만의 서울시청 본관(5999평)의 1.6배에 달해 전국 지자체 청사로 최대 규모다. 이뿐 아니라 세종로에 위치한 정부중앙청사 본관(연면적 2만3600여평)보다 커 당시 인구 68만명의 기초자치단체 청사로는 너무 크고 화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500여평 규모의 시의회 청사도 의원 1인당 사용 면적이 74평에 달하는 등 시의원 21명이 사용하는 공간으로는 터무니없이 넓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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