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안전성, 독일 국채에 사상 첫 추월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12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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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졌던 미 국채가 사상 처음으로 독일국채에 '신뢰도 1위' 자리를 내줬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10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16bp(0.16%)가산금리로 거래됐다. 반면 이날 10년만기 독일 국채(German Bund) 가산금리는 15bp로 미 국채 수익률보다 낮게 거래됐다.

미 국채 수익률 가산금리가 다른 채권보다 높게 거래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8월부터 본격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있는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BNP파리바의 우량채권 매매 책임자인 파브리지오 카파나는 "미국 정부도 신용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면역성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며 "미국의 부실 금융기관들을 지원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이날 신용위기 타개를 위해 금융권에 모기지 증권을 담보로 2000억달러의 유동성을 신규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미 국채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신용부도 스왑.CDS)) 금리는 1.6bp로 독일 분트의 2.5bp보다 크게 낮았다. CDS는 채무불이행에 대비하기 위해 드는 보험성격의 파생상품으로 기업이나 국가의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가산금리(비용)가 낮을 수록 부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이다.

세계 금융시장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투자가들이 '최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로 보유자산을 교체,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가격상승)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버냉키 의장의 발표 이후 미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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