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MB,육사에선 웃음꽃 활짝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3.11 18:41
글자크기

이명박 대통령,육사 졸업식에서 군에 대한 애정 표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또 오십시오" 육군사관학교 64기 졸업식이 열린 화랑연병장. 양 팔을 위로 올려 하트모양을 만든 육사 생도들이 떠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생도들 환호에 MB 웃음꽃 활짝
그러자 방탄차량을 타고 육사 정문을 향해 가던 대통령이 갑자기 차를 세우고 내렸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사전에 정해놓은 동선을 벗어난 대통령의 행동에 바짝 긴장한 경호원들이 황급히 옆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막을수는 없었다. 이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자신도 하트모양을 만들어 생도들의 환호에 답했다. 열광하는 생도들 속에 파묻일 것 처럼 다가선 대통령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1시간반 가량 진행된 이날 육사 졸업식에서 대통령은 행사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를 연달아 사정없이 '깨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저승사자 MB,육사에선 웃음꽃 활짝


전생도들과 20분간 일일이 악수,격려
대통령은 이날 205명의 64기 졸업생도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축하한다"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악수가 끝나는데만도 20분이 넘게 걸렸다. 생도들이 분열을 펼쳐보일 때는 거수경례와 박수를 보냈다. 여자 생도가 대대장을 맡고 있는데 관심을 보이며 임충빈 육사 교장에게 여생도들의 현황을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가 모두 끝나자 단상 아래로 내려가 생도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다. 대통령은 사진촬영 요구가 잇따르자 자주 멈춰서 V(브이)자 포즈를 취했다. 한 부모가 "건설업을 살려주십시오"라고 하자 웃음으로 답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국민속에 함께 있을때 생기가 돈다. 재래시장에 갈때도 그렇고...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와서 그런지 본인 스스로 국민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에 대한 애정 곳곳에서 드러내
대통령은 이날 군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행사장 배치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엿보였다. 과거 단상을 점령했던 군 장성과 국회, 정부 고위인사들의 자리를 대폭 줄이고 대신 이기백,이상훈,정진권 등 국방장관 출신 60,70대 군 원로들을 초대했다.

졸업생 가족들에게도 단상 좌우측에 별도 좌석을 제공했다. 가족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차가운 스탠드 바닥에 앉아 졸업식을 지켜봤지만 올해부터는 '초청 내빈보다 생도와 가족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의자가 배치됐다.



졸업식 축사에서도 군의 명예를 고려한 발언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축사가 끝나갈 무렵 "나는 군 통수권자로서,군의 명예를 존중하고 보장할 것입니다. 군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순간 단상과 단하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며 박수를 보냈다. 서해교전 등 지난 10년간 진보정권 시절 군을 향한 청와대의 냉랭한 대응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과거와 다르게 군을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기대가 폭발하는 모습이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