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돌파구 찾기 어렵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3.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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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유로·엔화 강세' 흐름 변화에서 반전 나올 듯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마감 직전 하락세를 멈추었다. 뚜렷한 이유는 없었다.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설까지 확산된 흉흉한 분위기에서 매물이 갑자기 실종되는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시장관계자들은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미국 뉴욕의 엘리엇 스피처 주지사가 성매매에 연루됐다는 뉴스를 지목했다.
10일 다우지수 장중 흐름10일 다우지수 장중 흐름


주식을 팔던 트레이더들이 스피처 뉴스를 보느라 매도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월가의 금융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명성이 자자한 그가 대형 스캔들에 휘말린 것 자체를 호재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스피처의 스캔들을 호재로 받아들일 정도로 뉴욕 증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급락세를 지속하는 달러화의 움직임에 주목해야한다는 견해가 적지않다. 미국 경기침체와 이에따른 연준(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반영해온 '약달러' 흐름이 바뀔 경우 금융시장도 지금과 다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약달러가 심화된 기간 내내 증시는 급락세를 지속했다.

인플레이션과의 '투쟁'을 지상최고의 목표로 제시해온 장 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날 한 모임에서 유로화 가치가 너무 빠른 속도로 달러에 대해 상승하고 있다는 걱정을 쏟아냈다. 유로화 강세가 유로 지역 수출 기업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아는 그는 오래전부터 환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트리셰 총재의 발언은 (형식적인 견해를 밝힌 게 아니라) 시장의 움직임을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달러/유로 환율도 모처럼 약세로 돌아섰다.

FT는 다만 그의 의도가 완전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요 파트너인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전적인 시장개입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파악했다.

세계 3대 통화인 달러와 유로 그리고 엔화가 처한 어려움을 그대로 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연준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전에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주 1%포인트 인하가 대세로 잡았지만 현재 시장의 기대폭은 0.75%포인트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보다 경기침체를 더 걱정하는 상황이다. 내심 약달러가 자국의 다국적 기업들 채산성을 호전시켜 경기 회복에 동력이 되길 바라고 있다.

유로 강세를 걱정하는 ECB 총재지만 인플레를 잡아야한다는 첫번째 목적을 사수해야하는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다. 가뜩이나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유로지역의 인플레는 14년만에 가장 높은 3.2%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1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101.40엔까지 급락했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까지 가세해 최근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이는 엔화는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주 일본은행(BOJ)은 금리를 0.5%로 동결했다.

환율시장의 큰 그림이 바뀔 만한 여건이 아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2.25%나 최대 2.0%로 인하한 이후 변화의 계기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유가도 주가도 그렇다. 뉴욕 증시는 당분간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속에서 약세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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