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일자리 잃고 장사가 안돼 힘들때 신분 보장된 여러분은 꼬박꼬박 월급받고 국민의 고통을 체감하지 못했다. 공직자들이 이런 정신으로 살아남을수 있겠나"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가 열린 과천 정부청사 1동 8층 국무회의실은 싸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례없이 아침 7시반에 업무보고를 주재한 이명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공직자들의 정신 자세를 강하게 질타했다. 작심이라도 한 듯 발언강도가 셌다. 무사안일과 타성에 젖은 자세를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언은 새벽출근, '노 세터데이(No Saturday)' 등 취임후 몰아치고 있는 강행군과 관련, 공직사회 일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반발 움직임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이에대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는 머슴이 머슴이라고 할수 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정신으로 살아남겠나" = 공직자의 정신자세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은 계속됐다. 20년 가까운 최고경영자(CEO) 시절의 경험담을 꺼내 민간기업에 비해 공직사회가 무사안일,타성에 젖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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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여건이 어렵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 기업체 간부들은 잠을 못잔다. 어떻게 하면 시장을 새로 개척하고 기술개발할까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한데 공직자들은 어떤가. 국민들이 일자리 없고 재래시장 상인이 장사가 안돼 힘들어 할 때 공직자들이 과연 그런 생각하면서 일했나"
이 대통령은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직사회를 맹비난했다. "재정에 위기가 오고, 경제성장 떨어지고 일자리 줄어도 여러분은 신분보장이 된다. 그래서 감원도 안되고 봉급이 안나올 염려도 없다. 국민이 정말 아파하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다 보니 10년,20년전 정책을 내놓고 같은 이야기만 한다. 1조가 들어갈 사업에 2조,3조가 들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 대통령은 "내 표현이 심할지 모르지만 이런 정신으로 공직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을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관습버리고 변화하라" = 이 대통령은 "10년만에 정권이 바뀐만큼 공직자들도 새로운 생각을 갖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 세계가 변하고 있는 가운데 일처리를 과거와 같이 한다면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하루하루 변화하고 경쟁속에 사는게 자원 없는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변화를 위해 관습에 젖은 일처리를 버리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계신 1급이상 공직자들은 업무에 숙달돼 있고 능력과 경륜도 갖췄지만 관습과 경험에만 의존해 살아가면 매우 위험하다"며 "경륜은 참고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실용적인 발상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권에서 업무를 수행할때는 '내가 하는 일이 창의적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이어 '실용적 발상인가, 형식 격식에 치우쳐 낭비적 요소가 없는가'하는 실용적 사고로 업무를 대해야 한다"며 "창의적 실용주의를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적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