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급등, 엔화대출 '고민되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3.0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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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등이 고민에 빠졌다. 당장 이자부담이 커진 탓에 중도상환이나 원화대출 상환을 검토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리도 오른 상태여서 선듯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 5시 100엔당 921. 86원으로 급등했다. 엔화는 한때 910원때가 치솟기도 했다. 엔화가 계속 강세를 띠는 경우 엔화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 봐선 원화 대출로 갈아타기에 늦은 감이 있다"면서 "은행에서 중도 전환을 권유했을 때 귀를 닫았던 고객들이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대출을 중도상환하거나 원화대출로 갈아탄 고객은 아직 많지 않다. 우선 과거 엔화 약세로 얻은 환차익이 워낙 커 지금까지의 환차손을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금액과 기간별로 차이는 있지만 아직까지 원화대출 금리에 비해 엔화 대출 금리가 50%가량 낮다.



이와함께 원화 대출로 갈아 타더라도 원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고, 중도상환할 경우 다시 엔화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관망'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들은 환율 리스크(위험)에 대비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엔화대출을 원화전환 옵션부로 제공하고 있고, 매달 환율 리스크에 대한 안내장을 발송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원화대출로 전환할 때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엔화가 계속 강세를 띠는 경우 이자를 갚지 못하는 고객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헤지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국민은행 1094억엔, 우리은행 1073억엔. 신한은행 1530억엔, 하나은행 1648억엔, 기업은행 3282억엔 등으로 1월말에 비해 소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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