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연10%? 꿈깨"-버핏 서한①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01 10:31
글자크기

"금융시장 '바보짓' 드러나", 후계자 언급안해

한 세기동안 주식투자를 통해 줄곧 연 10% 수익을 얻을수 있을까?
현재 1만2000선인 다우지수가 2400만까지 상승한다면 가능하다.

"주식, 연10%? 꿈깨"-버핏 서한①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주식투자의 환상을 경고하기 위해 든 예이다. 워런 버핏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보험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실적으로 공개하면서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버핏은 예년처럼 장장 20페이지의 편지를 통해 버크셔의 투자전략 및 실적은 물론 현재의 경제상황과 후계자문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언급했다.

특유의 유머와 유려한 문장으로 이뤄진 버핏의 편지는 일생을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온 대가의 상황인식과 인생관을 담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축약한 서신내용을 기초로 각 분야별로 버핏의 서신 내용을 요약한다.

◇ 후계자 '버크셔를 위해 일할 의지 갖춘 사람들'

회장(CEO)직에 대해서는 이미 내부에 3명의 훌륭한 후보자가 있으며, 내가 죽거나 활동능력이 없어질때 누구를 후계자로 뽑아야 할지 이사회가 정확히 알고 있다.
투자 담당 최고경영자(CIO)는 4명으로 압축한 상태이며 이들은 모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사회는 이들가운데 한명, 혹은 필요하다면 두명을 간추릴 것이다. 이들은 젊은이에서 중년에 이르는, 자산운용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단지 보수를 넘어서서 버크셔 해서웨이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

◇ 주택시장 버블붕괴, '바보짓(folly)' 드러나

"신이시여, 딱 한번만 더 버블을(Please, God, Just One More Bubble)"
아마 2003년 실리콘 밸리의 자동차 범퍼에 붙어있던 이 스티커 문구를 기억할 것이다. 불행히도 이같은 소망은 즉시 이뤄졌다.
모든 미국인들은 주택가격이 영원히 오를 것으로 믿었다. 집값이 오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므로 채무자의 소득같은건 채권자들한테 아무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런 잘못된 믿음의 고통을 광범위하게 겪고 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어마어마한 금융시장의 바보짓(financial folly)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썰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며 "우리는 대형 금융회사들의 추한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 연 10% 수익의 환상

이번 한 세기동안 주식투자를 통해 줄곧 연 10% 수익(배당으로 2%, 주가상승으로 8%)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2100년까지 다우지수가 2400만까지 오를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누군가가 주식에서 10%이상 수익을 얻을수 있다고 당신에게 조언한다면 이 산식을 설명해주기 바란다.
많은 조언자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여왕의 직계후손임이 분명하다. 입심좋은 조언자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수수료로 채워넣으면서 당신의 머릿속에 환상을 집어넣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 보험시장 '잔치는 끝났다'

올해도 보험업계의 마진 4%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이며 앞으로 수년간 낮은 수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바람이 거세지고, 땅이 흔들리면 결과는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가이코, 제너럴 리 등 버크셔의 보험 그룹은 지난 해 우수한 경영진과 행운 등에 힘입어 훌륭한 한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상황이 변할 것이다.

-계속-
.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