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를 보듯 가슴으로 즐겨라

박정수 연일아트 대표 2008.03.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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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 인물화

미술품 관련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진품명품’이 있다. 여기에 등장한 수많은 미술품들 중 인물화가 감정가 상위에 속해 있다. 몇해 전 조선중기의 문신이었던 선무공신 권협(1553~1618) 선생의 영정(초상화) 2점이 9억원의 감정가를 내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 미술시장에서는 인물화가 주목 받고 있는데 중국의 쩡판즈(Zeng Fanzhi,1964~)라는 화가의 100호크기 인물화는 3년 전에 2000만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1억~2억원을 준다고 해도 구하기 힘들 정도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물화에 관심을 두자. 현대에 그려진 우리나라 인물화는 미술투자의 관점에서 다소 소외되어 있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6세기 초반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미소’는 전 세계 인구가 다 안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의 미소가 세계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그림을 보고 왜 영원한 미소라고 하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다.

루브르박물관에 방탄유리로 보호되고 있는 이 작품은 가격을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고 한다. 여인 그림 하나 가격이 책정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니 아리송하다. 혹 역사상 가장 최초로 살아 있는 사람을 그려서 위대한 예술품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



종교적 관점 안에서 신의 모습이나 통치자들의 영웅담을 상상으로 그리고 왕이나 영주의 초상화를 그릴 때 지극히 일반적인 주변 사람을 그린 최초의 그림이라서 또는 당시의 미인은 눈썹이 없었다는 등의 사료적 가치가 더 큰 것 아닌지 모르겠다.

집집마다 가족사진은 있는데 인물화는 잘 없다. 남의 얼굴을 집안에 걸어두기 저어하여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물화라 하면 초상화나 영정을 쉽게 떠올린다. 돌아가신 분의 사진을 제사상에 올리기 때문에 인물화에는 귀신이 붙어있다고 믿으면서 인물화가 미술의 한 장르로 각광받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인물화는 풍경화나 정물화와 같은 사회적 산물이라고 보면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서유럽의 경우 회화의 역사는 인물화와 함께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려지는 인물의 양상이 신격화되어 우상화 되자 이슬람교에서는 인물화를 전면 금지한 일도 있었다. 17세기 이후 종교화가 많이 그려지는 시기에는 종교적 입장을 대변하는데 인물이 필수적인 것이어서 풍경과 인물을 동격시 하였다.

우리나라의 인물화는 영정이나 초상화와 함께 풍경 속에서 작은 모습으로 표현되거나 하여 항거할 수없는 대자연의 부속물로 그려지기도 하였다. 인물화를 감상할 때에는 누구를 그린 것인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인물이 가진 사회적 상황과 표현하는 입장을 이해하여야 한다. 풍경화를 보듯이 가슴으로 즐겨야 한다.


안호균의 ‘군상’은 인물화로서 현대인의 힘찬 정신과 역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할 때 더욱 나은 미래가 있음을 힘찬 붓 선으로 활기차게 표현된 작품이다.
안호균, 군상(群像), 69× 65cm, 종이에 혼합채색 Gold pearl, 2006 안호균, 군상(群像), 69× 65cm, 종이에 혼합채색 Gold pearl,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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