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가장 먼저 판 매니저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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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주식을 판 펀드매니저의 시각이 바뀌어야겠지요"

29일 코스피지수는 또다시 변동성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날 1657로 전일대비 1.89% 강한 상승으로 출발한 지수는 오전 한 때 2.19%까지 오르며 1660을 회복했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오전 10시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오전 11시38분 현재 1641.29로 강보합(0.8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변동성을 기관투자자들은 가장 싫어한다. 도무지 차분한 기색을 엿볼 수 없다.



미국증시는 또 어떤가. 최근 며칠간 다우지수 흐름을 보면 마치 널뛰기를 하는 것같다. 음봉이던 양봉이던 예외없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23일에는 하루동안의 고가와 저가 차이가 5.3%에 달할 정도였다.

세계 자본시장의 총본산격인 미국증시가 이럴진데 신흥국가 증시가 제아무리 디커플링(탈동조화) 된다고 해도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부 부서장은 "신흥국 경제가 미국에 비해 좋기 때문에 주식시장도 미국증시 흐름과 다른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은 '억측'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망신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본의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이 쥐고 있다"며 미국증시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신흥국 증시 안정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을 펼쳤다. 이미 2003년이후 다섯번의 급락장에서 동조화는 진행됐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다시 기관투자자의 시각을 보자. 그들은 도대체 언제쯤 주식을 살까.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명쾌히 대답한다. "미국증시가 안정되면 사지말라고 해도 살거다"고...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고용지표 등 잇단 변수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이 확인하려고 하는 게 무엇이냐, 미국증시 안정, 결국 이것 아니냐"고 했다.

너무도 당연하고 뻔한 열쇠지만 미국증시가 이 극도의 변동성에서 벗어나야 기관들이 주식을 사며 국내증시도 본격 반등을 보일 수 있다.



그는 일부에서 얘기되는 것처럼 "대규모 환매를 대비해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려는 기관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 급락장에서 가장 먼저 주식을 내다 판 펀드매니저의 시각이 바뀌면 주식을 살 때라고.

그는 "지금은 가장 늦게 주식을 판 사람들의 시각보다는 가장 먼저 주식을 판 사람의 시각이 중요해 보인다"며 "그들은 엄청난 신중론자로, 그들의 시각이 조금씩 바뀌는 때가 본격적인 매수에 나설 타이밍"이라고 했다.



마지막 남은 총알까지 다 쏴버린 뒤 지수가 또다시 변동성에 휘말리면 그때 가서는 정말 어떻하느냐는 신중함이 지금 기관들의 입질을 가로막고 있다.

펀더멘털(기초여건)이니 금리인하니, 고용지표니 하는 변수들은 결국 미국증시 안정이라는 하나의 길로 통한다. 그길이 열리지 않는한 기관들은 두달이고 석달이고 버틸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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