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민영화, 외채발행 금리 올렸다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1.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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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민영화 계획 우려"… 무디스 "등급조정 고려계획"

이 기사는 01월11일(10:0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민영화 계획발표가 산업은행의 글로벌 발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그간 인정받았던 국책은행 프리미엄이 희석되자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 발행도 예정일보다 하루 늦어졌다.



11일 산업은행은 올해 첫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만기는 5년, 규모는 10억달러로 예정했던 발행 규모를 채웠다. 그러나 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0.30~0.40%포인트 높은 라이보(Libor)+1.45%로 결정됐다.

이번 채권 발행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 산은 실무자가 미국으로 간 사이 미국 고용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나오면서 가산금리가 올랐다.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파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재차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홍콩 금융시장에서는 산은의 이번 해외채의 가산금리가 1.20~1.30%포인트 정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인수위의 민영화 계획 발표는 산은의 조달비용을 더 높이는 결과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공약으로 민영화 계획이 포함돼 있었지만 인수위에서 관련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실행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해외투자자들은 추가 금리를 요구했고, 산은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은행 외화자금조달 담당자는 "산은이 투자자 모집을 하는 과정에서 민영화 계획이 발표돼 투자자들이 이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영화는 지배구조의 변경이기 때문에 이 경우 기업가치 변화에 따른 채권 상환이나 추가 단서 조항을 달아야 하고 금리도 높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도 "민영화 발표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고, 서류 작업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산은이 한국계 기업 및 금융기관의 외화채권 발행에 있어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어 올해 외화채권 발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른 시중은행 외화자금조달 관계자도 "산은의 가산금리가 다른 시중은행이나 기업들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계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는 산은이 민영화될 경우 신용등급 재조정에 나설 수 있임을 명확히 했다.

무디스는 "산은의 민영화가 18개월 안에 마무리되기는 힘들다"면서도 "민영화 방안에 대한 정확하고 자세한 사항들이 결정되고 일정이 확정되면 신용등급 조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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