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운용업 진출불가·경쟁격화 '사면초가'

김성호 기자 2008.01.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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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기업가치 재검토..갈수록 입지 좁아져"

증권사 신규설립 등으로 올해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급성장세를 달려온 키움증권 (130,600원 ▼2,900 -2.17%)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위탁 중심의 천수답식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주주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등 증권업 진출 잇따라..수수료 인하경쟁 예고=지난해 금감원이 증권사 신규설립을 허용함에 따라 올해 직간접 형태로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금융기관들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한누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진출을 준비 중에 있으며, 기업은행도 신규로 증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두산그룹의 자회사인 두산캐피탈이 BNG증권중개 지분을 인수해 증권업에 참여하는 등 각 금융기관의 증권업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중 4~5개의 금융기관이 인수 또는 신규설립 형태로 증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證, 위탁영업 빨간불=은행을 비롯한 타 금융기관의 증권업 진출이 잇따르면서 주식위탁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국민은행 등 증권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장기적으로는 투자금융업무를 핵심으로 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증권사의 본업인 주식위탁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 특히, 오프라인 보다는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게 발생하는 온라인 주식위탁시장에서의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위탁시장에서 엄청난 수수료 경쟁이 휘몰아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 등 신규로 증권업에 진출한 금융기관들이 증권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위탁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출 경우 기존 증권사까지 수수료 경쟁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수료 경쟁이 현실화 될 경우 주식위탁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키움증권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현재 키움증권의 주식위탁점유율이 9~10%에서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금융기관이 공격적인 위탁영업에 나설경우 점유율 하락은 물론 수수료 수익 또한 감소할 밖다는 주장이다.

◇대주주탓 자산운용사 설립도 브레이크


위탁시장에서 적신호가 켜진 키움증권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간접투자시장의 경우 자산운용사 설립 가능성이 최대주주 탓에 원천적으로 막혀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최대주주인 다우기술 (19,470원 ▲60 +0.31%)(회장 김익래)이 '5%룰(지분변동 신고의무)'를 위반하는 등 출자자 자격에 미달, 금감원으로부터 설립이 거부된 바 있다.
더구나 다우기술 및 계열사간 거래와 관련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자산운용사 설립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사를 통한 진출도 여의치 않다. 키움은 온라인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고 있지만 미래에셋 등 대표적 자산운용사들이 실효성을 이유로 타 금융기관을 통한 온라인 펀드판매를 하지 않고 있어 이를 통한 수익확대가 쉽지 않은 것.
실제로 작년 12월말 현재 키움증권의 온라인펀드 판매잔고는 1125억원에 불과하다.

◇M&A 대상 매력 떨어져..애널리스트 “재평가 필요할 때”

최근 증권주 호재로 작용하는 인수합병(M&A) 재료 역시 키움증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같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 규모가 작고 인수가격 역시 비싸지 않아 M&A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며 “반면 키움증권은 현 상태에서 규모 뿐만 아니라 주가 등을 감안할 때 M&A 프리미엄 마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관들이 키움증권에 대해 매도에 나서는 것도 이처럼 장기적으로 붙투명한 전망 때문”이라며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키움증권에 대한 재평가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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