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 (129,800원 ▼3,000 -2.26%)의 주요 외국인 투자자인 미국의 해리스사와 특수 관계인(오크마크펀드 등)들이 최근 보유 지분을 연이어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주로 실적 우량 내수주에 중장기 투자하며 주가 상승과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해리스사가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데다 롯데 그룹 대주주 등의 불투명한 경영 행보가 회사의 매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해리스사는 지난 2003년 이후 50만원대부터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일부 보유분에 대해서는 3배 이상의 차익(롯데칠성 사상 최고가는 지난 7월27일 166만원)을 실현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신격호 회장의 롯데미도파에 대한 무상증여로 인한 일부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이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투명성 논란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이번 증여 결정으로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쇼핑→롯데미도파→롯데제과/롯데칠성' 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가 오히려 강화돼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 도입과 역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계열사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삼강 (311,000원 ▲6,500 +2.13%)은 최근 계열사인 웰가(식용유지 등 식품 생산업체)에 서울 문래동 부동산 일부를 4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삼강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 개선이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웰가가 롯데삼강의 100% 출자회사인 만큼 매각 차익을 얻었더라도 웰가의 영업상황에 따라 지분법 이익(손실) 등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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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상장사가 거래량이 많지 않고 기관의 매집 수요가 꾸준히 있지만 의혹이 있는 거래가 반복될 경우 신뢰 하락의 우려가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신격호회장은 지난해 마지막날인 31일 저녁 공시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주요 상장사 지분을 롯데미도파, 롯데알미늄, 롯데브랑제리, 롯데후레쉬델리카 등에 증여했다. 이에 따라 증여세를 내지 않는 결손기업을 이용해 자녀들에게 편법증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