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시장, 선진국형으로 탈바꿈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1.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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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 비중 호주와 룩셈부르크보다 높아

국내 펀드시장이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투자 상품인 주식형펀드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단기상품인 채권형과 머니마켓펀드(MMF)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순자산총액(NAV)에서 차지하는 주식형펀드 비중이 호주나 룩셈부르크를 앞지르는 등 장기투자에 대한 발판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펀드시장은 양적ㆍ질적 성장에 힘입어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높아지는 선진국형 시장으로 변모한 것으로 풀이됐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인식이 그동안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펀드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며 "이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교체되는 과정으로 선진국 투자 기법을 급격히 수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총액(NAV)은 지난해 전체 펀드 규모의 42.8%로 룩셈부르크(40.9%)와 호주(40.7%)를 웃도는 수준이다. 아직 일본(82.8%)과 홍콩(74.7%), 영국(72.1%), 미국(57.5%) 등에 비해서는 뒤지지만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 주식형펀드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자산운용협회는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주식형펀드 열풍에 따라 전체 설정잔액에서 주식형펀드가 점유하는 비중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01년말 4.4%에 불과한 전체 펀드규모 대비 주식형펀드 비중은 2005년 12.8%로 증가했고, 2006년 19.8%에서 지난해 39.1%로 급증했다.

적립식펀드도 정기적금을 대체했다.


적립식펀드는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2006년말에 비해 25조원 증가, 약 89% 증가했다. 적립식에서 차지하는 주식형펀드의 비중도 2006년말 78.4%에서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83.7%로 높아졌다.

자산운용사별 설정잔액은 미래에셋운용이 2006년 20조1590억원에서 49조6890억원으로 30조원 가량 증가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전체 펀드 규모의 16.7%를 차지, 독보적 지위에 올랐다.



삼성투신운용은 전체 펀드 규모에서 7.5%를 점유해 미래에셋의 뒤를 이었지만 설정액이 2006년에 비해 808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안펀드도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 1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이후 파생상품펀드 등 대안투자펀드의 규모는 2006년말 3조9340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278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메리츠증권 박 연구위원은 "주식형펀드는 은행 예ㆍ적금을 대신해 올해도 꾸준히 설정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해는 지난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주식형펀드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펀드시장, 선진국형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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