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연지곤지 콤플렉스?

서동혜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원장 2007.12.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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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혜의 피부스토리]

[건강칼럼]연지곤지 콤플렉스?


텔레비전 사극에서는 가끔 예식을 올린 신부가 연지곤지를 찍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연지는 볼과 입술에 붉게 칠하는 전래의 화장품으로, 연지를 볼이 아닌 이마에 동그랗게 찍어 바르면 곤지가 된다.

나이 어린 처녀들은 화장을 하지 않아도 뺨에 붉은기가 돌고, 조금만 부끄러워도 금새 발그레해진다. 젊음과 싱싱함, 처녀성의 상징이다.



연지는 그것을 보다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표현 수단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러한 상징이 어울릴 법한 대상을 벗어나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면 심한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다.

얼굴에 붉은기가 도는 증상은 의학적으로 혈관에 의해 생긴다. 피부 혈관은 외부 환경이나 감정의 변화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일부 혈관은 경우에 따라 이러한 기능을 상실하기도 하는데, 안면홍조증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모세혈관은 혈액순환과 피부 신진대사를 저하시켜 혈관의 수축을 더디게 만든다. 증상의 정도는 혈색을 결정하는 모세혈관의 분포와 확장 정도, 피부 두께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건강에까지 큰 해를 주지는 않지만 증상의 정도나 빈도가 유난히 심하다면 당사자에게 스트레스나 콤플렉스로 작용할 수 있다.

더군다나 증상이 오래 되면 피부의 온도 조절 능력이 상실되고 영양공급이 어려워져 피부가 얇아지고 푸석푸석해진다. 또한 피로감과 더불어 신경과민과 신경질을 초래하기도 하며 피부에 혈관이 그대로 비춰 보이는 모세혈관확장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잦은 온도의 변화는 쉽게 혈관을 확장 시키고 얼굴을 붉게 만든다. 따라서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겨울에 주로 잘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전적으로 온도 차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감정의 변화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겨울에만 나타난다고 보기는 힘들다.


얇고 흰 피부에서 홍조 증상을 더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여드름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오랫동안 앓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의 오남용도 원인에 속한다. 또한 자외선은 피부 노화뿐만 아니라 혈관의 수축력을 약화시켜 안면홍조를 일으킬 수 있다.

안면홍조는 확장된 혈관을 제거해줌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퍼펙타나 브이스타와 같은 레이저를 이용해 확장된 혈관만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 비타민 K 크림은 늘어진 모세혈관과 피부를 탄탄하게 만들어주어 어느 정도 호전 효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무리가 따르며 확장된 혈관을 다시 좁히기는 힘들다.

안면홍조는 증상의 빈도나 정도의 차이를 따지기 보다, 남이 봤을 때 홍조가 도드라지고 또 스스로가 생활에 불편을 느껴 심리적인 압박이 있다면 치료 대안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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