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호사님 우린 사냥감이 아닙니다"

머니투데이 2007.12.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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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무더기 소송 시달려온 머니투데이 직원들 울분

온-오프 통합 미디어로 승승장구하던 머니투데이 기자들과 직원들은 요즘 착잡합니다. 일부 주주들이 가하고 있는 집요한 소송전에 휘말려 1년 동안 시달리고 있습니다. 각종 소송에 이어 최근 대표이사의 직무를 정지시키겠다는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는 소식에 직원들은 "해도 해도 너무 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직원 160명은 법원에 탄원서를 내기로 했습니다. 머니투데이 입사 7년차 한 기자는 탄원서에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키워나가는 머니투데이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래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비단 머니투데이 뿐만 아니라 회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대한민국 모든 중견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어 버리는 참담한 일입니다 "라고 하소연했습니다.



10여건에 달하는 '소송 폭탄' 세례를 사실상 주도하는 장본인은 법무법인 세종의 신영무 변호사입니다. 신 변호사는 머니투데이 지분 1.66%를 갖고 있는 소액주주이지만 현 경영진과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장귀희씨(고 박무 머니투데이 전 대표의 미망인)와 김석기 한호흥업 대표(고 박 전 대표의 친구)측에 서 있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무더기 민.형사상 소송의 고소인이나 원고는 모두 장귀희씨와 김석기씨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신 변호사가 아니었다면 대주주들이 분쟁을 벌인다 해도 형사고소까지 하는 지독한 소송전이 벌어질 수 없다고 직원들은 믿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사회활동을 하지 않던 미망인이 남편의 후배 경영인과 사이가 나빠졌다 해도 형사고소까지 할 생각을 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 소송들을 모두 맡고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월 분쟁이 시작될 당시 화해 가능성이 있다는 안팎의 믿음과 달리 이미 직원들 앞에서 "대표이사 해임 소송을 내겠다"고 공언, 일찌감치 법적 분쟁에 대한 구상을 해놓았다는 것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한 공개 모임에서 "홍선근(머니투데이 대표)을 구속시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법무법인의 대표(실질적으로는 물러났음)가 이같은 말을 하자 참석자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합니다. 수십년 법조계에서 인맥과 경력을 쌓아 영향력이 큰 그가 그같은 말을 한 것만으로도 머니투데이에는 크나큰 타격과 압박이 된 게 사실입니다.

머니투데이 기자가 신 변호사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더니 "구속시키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구속될 것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직접 형사고소 등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난 소액주주이고 법무법인 대표라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무고죄에 대비, 미망인을 고소인으로 내세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친구를 위해, 머니투데이 경영 투명성을 높여 회사가 잘되도록 하기 위해 (분쟁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 법무법인의 중견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해도 주총에서 표대결을 하면 될 것을 이처럼 무더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공격형 기업 인수.합병(M&A) 수법"이라며 "통상 불리한 주총 대결을 앞두고 현 경영진을 도덕적으로 몰아세우는데 이 같은 수법을 동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공개 석상에서 그가 발전을 원한다고 말하는 회사의 현직 대표에 대해 그 같은 폭언을 함으로써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고 무더기 소송으로 성장을 짓누르는 것을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기업 사냥꾼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언론계에선 머니투데이가 온라인 경제뉴스 1위를 달리고 30%가 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바탕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100억원 이상의 내부 유보금을 적립하자 고 박 전 대표 주변인들이 미망인을 앞세워 경영권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최근 자신이 갖고 있는 지분을 비싼 값으로 장외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분쟁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이 보유중인 머니투데이 주식을 주당 4만3000원(액면가의 8.6배)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매매의 원활화를 위해 1만주 단위로 되어 있는 주권을 분할해주도록 머니투데이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주당 4만3000원은 머니투데이 주식이 최근 장외에서 거래된 3만원보다 무려 43%나 높은 수준입니다.

머니투데이 지분을 10% 이상 가진 대주주라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어 이 같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분 1.66%의 소액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그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 위해 장귀희씨(가족 포함 지분율 14.28%) 등의 대주주 지분과 함께 바스켓으로 매각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프리미엄 편승(프리 라이딩)전략을 편 셈입니다.

머니투데이에서 8년째 일하고 있는 한 기자는 "업계에서도 놀랄 정도의 성장 속도를 보여 자랑스럽던 머니투데이가 2007년 한 해는 소송으로 시작해 소송으로 끝나고 있다. 7년동안 저의 공식 휴가 일수를 꼽아보니 보름이 안되고 올해도 아직 휴가를 못갔다. 부친상 당했을때도 겨우 장례만 치르고 회사일이 걱정돼 나와 일했는데 신 변호사와 같은 분이 실속은 다 챙긴다니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머니투데이 비 편집국의 한 직원은 "입사후 처음에는 적자도 많이 나서 이러다 문닫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홍대표 취임이후부터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직원들 모두 똘똘 뭉쳐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그런데 대주주측에서는 여러가지 말도 안되는 소송을 계속 내고 있는데 한참 순항하는 머니투데이에는 치명적인 일"이라고 개탄했습니다.

신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에 끼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각종 해악에 대해 사과하고 더 이상의 공격을 그만 두기 바랍니다. 머니투데이 기자들과 직원들은 그동안 원만한 수습을 위해 인내해 왔으나 앞으로 전 사원이 신 변호사의 공격에 적극 대응할 것을 밝혀둡니다.

머니투데이 직원 일동

다음은 탄원서를 제출한 직원들 입니다.

박종면 이백규 김영권 박정룡 유승호 현창흡 정미경 김선영 홍찬선 정희경 박형기 강호병 방형국 성화용 김관명 김준형 강경래 강경창 강기택 강미선 강선옥 권성희 권양원 권혜경 권화순 구강모 김경훈 김광현 김기용 김동하 김명룡 김병곤 김병근 김석형 김상현 김성호 김성휘 김성희 김수진 김순주 김용관 김원겸 김유경 김유림 김윤상 김은령 김은혜 김익태 김재억 김정태 김종민 김지산 김지연 김진형 김차식 김태은 김현록 김현주 김형진 김희정 기성훈 길혜성 나윤정 문성일 박보영 박은수 박응식 박성희 박재범 박정민 박종국 박준식 박창욱 박희진 반준환 배성민 백경훈 서동욱 서명훈 성연광 송광섭 송기용 송명준 송복규 송선옥 송정렬 신선화 신수영 심재현 안선경 양희진 여한구 양영권 오동희 오상연 오상헌 오승주 오영훈 유대영 유호상 윤미경 윤병훈 윤여수 윤장혁 윤현중 원정호 이경숙 이광희 이구순 이규창 이나영 이동욱 이명진 이상배 이승제 이순옥 이수진 이승호 이언주 이용수 이인규 이지형 이진우 이한빛 임대환 임동욱 임성균 임종철 임지수 장시복 전중연 전형화 전혜영 전병윤 전송이 정영일 정진우 조남각 조재현 주덕규 진선미 진용훈 채원배 최명용 최석환 최소영 최용민 최장현 최종일 최진숙 최철웅 최헌정 최호석 허경회 홍기삼 홍기원 홍정표 홍혜영 황국상 황재근 (이상 16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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