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메릴린치가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으로부터 50억달러 상당의 자금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릴린치의 4분기 서브프라임 손실 관련 상각액이 8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등 메릴린치는 자금 수혈이 시급한 형편이다.
모간스탠리의 선택은 중국 자본의 미국 금융권 진입이 본격화된 신호로 받아들여져 경계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국부펀드는 지난 7월에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부펀드를 포함해 올 들어 중국 자본의 해외 금융 기업 지분 인수액은 모두 21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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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모간스탠리의 지분을 인수하기 앞서 지난 7월 월가 최고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지분 10%를 30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공상은행(ICBC)은 지난 10월 아프리카 최대은행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탠다드뱅크 지분 20%를 56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개발은행은 지난 7월 영국 최대 투자저축은행인 바클레이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6.7%를 인수했다.
앞서 중동의 자금도 잇따라 월가에 유입되고 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지난달 씨티그룹의 지분 4.9%를 75억달러에 인수했고 싱가포르투자청은 지난 10일 UBS 지분의 9%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를 110억스위스프랑에 매입키로 했다.
단 한달 동안 씨티와 UBS, 모간스탠리 등 내로라 하는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중동과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마켓워치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월가의 많은 은행들이 본사를 베이징이나 두바이로 옮겨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강타한 신용경색이 세계 경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이 신문은 "신용경색으로 앵글로 색슨식의 금융 자본주의 모델은 신뢰를 잃었고 뉴욕과 런던의 금융시장 심장부에는 패거리 자본주의와 무능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