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朴 향한 '짝사랑'···총선 '포석깔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권화순 기자 2007.12.1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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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박근혜잡기 '삼고초려' 실패...내년 총선겨냥한 행보 해석도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삼고초려'가 결국 실패했다.

이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저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집을 세 번째로 찾아갔지만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 昌, 朴 향한 '짝사랑' 불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신촌 현대백화점과 홍대역에서 잇따라 유세를 할 예정이었지만 신촌 유세 후 삼성동 박 전 대표 자택으로 차를 돌렸다.



저녁 6시 45분쯤 자택 앞에 도착한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집사로부터 "박 전 대표가 나가서 아직 안 들어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저녁 만찬 약속이 있어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설마 밖에서 자고 들어오는 것 아니겠죠"라는 농담으로 아쉬운 마음을 대신했다. 심정이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최선을 다하겠다. 진심을 (박 전 대표에) 전하고 싶다. 박 전 대표도 지지자들의 마음을 알 것"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싫어하지 않겠느냐는 다소 아픈 질문에는 "대꾸하지 않겠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 이 후보는 손을 비비기도 하면서 약 50여분간 박 전 대표의 집앞을 지켰으나 7시 30분쯤 결국 자리를 떴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자택을 떠나면서 "(박 전 대표께서) 들어오실 것 같지 않으니까…"라고 말하곤 내일 다시 올 거냐는 질문에 "한번 생각해보자"고 짧게 답했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과 17일 저녁에도 유세 일정을 돌연 취소.연기하고 박 전 대표의 자택을 '깜짝' 방문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돌출 행보였다. 그러나 이날을 포함해 모두 세 번의 '구애'는 모두 불발에 그쳤다.

◇총선 내다본 '포석깔기(?)'= 정치권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삼고초려' 목적이 다른 데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전에 박 전 대표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내년 총선까지 멀리 내다 본 '포석깔기'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박 전 대표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지난 17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박 전 대표의 이명박 후보 지지 철회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못박았다.

박 전 대표도 이날 오전 이명박 후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고생하셨다. 열심히 해달라"는 취지로 격려의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행보와 측근들의 전언을 종합할 때 박 전 대표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전무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이회창 후보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질 정계개편에 대비해 박 전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구애'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를 향한 '진정성'을 내비쳐 내년 총선에서 영남과 충청 기반의 정치적 연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특히 이회창 후보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흔들리고 있는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부수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저에 대한 지지유무를 떠나 박 전 대표에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1초의 순간이라도 대의를 위한 시간이나마 있다면 진정으로 옳고, 그것이 박 전 대표를 사랑하는 동지들의 고통이라면 모든 것을 잃더라도 자신을 던져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이 후보 측 최한수 정무특보도 "대통령은 외교 안보 통일을 전담하고 박 전 대표는 총리로서 모든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동시에 집권 여당을 대표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 비전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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