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가 이러한데 “예쁜 그림 하나만 구해줘”라는 말을 쉽게 던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나에겐 이 말보다 더 어려운 말이 없다. 차라리 “돈 될 만한 그림하나 추천해 줘”라고 하면 맘은 편하다.
시대가 변했다. 미술투자가 돈 된다고 한다. 찬찬히 자기 주변을 살펴볼 때가 되었다. 우리네 집집마다에는 어떠한 형태의 그림이든 한 점 이상씩은 걸려있다. 길거리에서 산 작은 액자그림도 있고 그림 그리는 친구에게서 받은 그림도 있다.
사람들이 보통으로 쓰는 ‘아름답다’는 말에는 예쁨이나 즐거움, 괴로움이나 짜증도 섞여 있다. 누가 뭉크의 <절규>를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가. 누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고 예쁘다고 하겠는가. 그러나 그것들은 아름답다. 예쁘다기보다는 감동적이어서 아름답다.
그림을 처음 사는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보지 않는다. 감동을 느끼려 들지 않는다. 어떤 미술품이건 커다란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모두의 문화유산 이지만 100만원 미술품도 비싸게 느껴지는 우리에게는 기왕이면 가치를 지니고 있는 미술품을 구매하여야 한다. 눈에 예쁜 것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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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을 ‘감상’ 한다고 할 때 우리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생각의 감상(感想)’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미술에 있어서의 감상은 ‘미술품을 즐기고 이해한다는 감상(鑑賞)’이어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감정의 판단이나 결과가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뭔지 모르게 쓸쓸해’ 라거나 ‘이 작품은 너무 무서워’ 따위의 평가를 말한다. 어떤 미술품을 보고 감동(感動)했다고 한다면 감상(鑑賞)에 따라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을 말한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생각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술품의 감상은 ‘감상(鑑賞)’이다. 감상의 여지가 있는 미술품을 선택하자. 눈이 즐겁기 이전에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김학권, Now &, 2007, Mixed media on canvas, 53x45.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