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한번은 맞아야 할 매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7.12.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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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일 PR청산에 주목…매수차익잔고 6조 어짜피 쏟아질 물량

"어차피 한번은 맞아야 할 매다"

세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차익 거래 청산(현물 매도)에 따른 매물 공포가 지수를 얼마나 흔들어 놓을지 주목된다.

오전장에서는 아직까지 프로그램 매물 공포가 크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되레 어제보다 반등을 시도하는 등 비교적 좋은 흐름이다.



13일 오전 11시20분 현재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도 규모는 222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각 코스피지수는 1927.16으로 전일대비 0.02%(0.29p) 하락에 그치고 있다.

오전장만을 놓고 볼 때 세마녀의 심술은 거세지 않다. 지수도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이 오후까지 계속 이어지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지수를 순식간에 급락시킬 가능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관건은 스프레드(3월물 선물가-12월물 선물가)다. 오전 11시23분 현재 스프레드는 -0.80으로 배당수익을 감안해도 3월물이 12월물보다 한결 싸다.

만약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12월물을 팔고, 3월물을 사두려는 투자심리가 팽배해지면서 매수차익거래 청산(선물 매수+현물 매도)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


그러나 스프레드가 균형점인 -0.20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높아진다면 굳이 12월물을 청산하고 3월물을 사려는 경향은 반감될 수 있다. 이 경우 매수차익 거래를 청산하려는 움직임도 크지 않게 돼 프로그램 매물(현물 매도)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은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장 막판까지 스프레드 추이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오늘 지수의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늘 잘 넘겨도, 매물 공포 사라지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포인트 한가지. 만약 오늘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지지 않고 롤오버(이월)가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 오늘은 코스피지수가 선방할 수 있겠지만 결국 '지수 급락의 시점'만 늦춰지는 셈이다. 현재 쌓여있는 6조원이 넘는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언젠가는 쏟아질 물량이다. 어차피 시장이 '한번은 맞아야 할 매'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프로그램 공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배당이익를 챙기고 난 뒤 내년 초에 프로그램 매물이 단번에 쏟아질 수 있어 지수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증권 이호상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지 않고 롤오버 된 적이 있는데 이 물량이 배당익을 챙기고 나서 올해 초 한꺼번에 출회됐다"며 "열흘만에 1조7000억원 어치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가 150p, 10% 이상 급락한 바 있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도 "현재 쌓여있는 프로그램 매물은 어차피 한번은 시장에 출회돼 지수를 흔들 수 있는 골칫거리"라며 "오히려 오늘 일정부분 매물이 나와주는게 내년초 지수 흐름에는 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말과 내년초 주가흐름을 예견해 보라

이에따라 오늘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어느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앞으로 단기 지수 흐름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만약 오늘 프로그램 매물이 많이 나와준다면 연말까지 지수흐름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수급 불안을 어느정도 털고 가는 것으로 연말까지 지수는 적어도 수급 불안으로부터는 해방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내일이후 26일까지 연말 배당이익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세가 재유입될 수 있어 지수에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반면 오늘 프로그램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초 매물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내년초 주가흐름에 분명히 악재가 될 수 있다.

'세마녀의 날'이 어떻게 일단락되는지 주시하며, 이제 연말은 물론 내년초 시장 흐름의 윤곽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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