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이사는 천천히

오병성 케이리치(주)자산운용연구소 수석연구원 2007.12.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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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재무설계 Q&A

Q: 경기도 광주에 살고 있는 결혼 8년차 직장인(36)입니다. 올해 9월 목돈이 생겨 처음으로 큰 마음을 먹고 중국 관련 펀드에 가입하여 5000만원을 넣었습니다. 이 돈은 내년 10월경 집을 넓혀가기 위한 아파트 구입 자금인데, 최근 20% 정도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당황스럽습니다. 좋은 해법을 알려주십시오.

◆ 재무 진단
 
중국펀드 광풍 이후 단기 고점에서 가입한 투자자들의 문의를 최근 많이 받습니다. 질문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돈의 운영 기간과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목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아파트 평수를 넓혀 이사하면 향후 아파트가격 하락이나 대출 금리 상승 때 부담이 커집니다. 먼저 충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재테크에 앞서 체계적인 재무계획이 우선
 
A : 재테크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지난해엔 부동산 열풍이 휩쓸더니 올해는 펀드 광풍이 몰려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된다는 펀드 말만 나왔다 하면 무조건 너도나도 펀드판매 창구를 찾아가 줄을 섭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실행하면 '생애 재무설계'라는 큰 그림은 헝클어집니다.
 
질문자의 경우 직장인의 평균 연봉에 비하여 높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소비는 평균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가계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무계획적으로 가계를 운용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선 앞으로 큰 돈이 꾸준하게 들어갈 지출 항목을 살펴보겠습니다. 7세 아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들어갈 양육비가 2억3000만원, 20년 뒤의 자녀 결혼비용이 9500만원, 은퇴 시점을 60세, 평균 수명을 80세로 가정할 경우 부부의 노후생활 자금(월 250만원 기준)으로 모두 6억원이 필요합니다. 총 10억원의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셈입니다. 물론 이것도 현재의 가치일 뿐 연 평균 물가상승률 3%를 감안하면 준비금은 더 늘 것입니다. 이 돈들은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충분한 시간과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준비해야 합니다.
 
이렇게 뚜렷한 목표를 세운 뒤 현재 자신의 가용 자산과 잉여소득을 기반으로 자산배분을 효율적으로 해야 합니다. 물론 개인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정기적인 시장 모니터링은 필수입니다.

브릭스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이사는 천천히


펀드도 적극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



최근 주식시장은 변동폭이 크며, 국제금융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라 이것저것 챙겨볼 것이 많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리츠펀드, 일본펀드, 물펀드 등 수많은 테마형 펀드들이 앞다투어 출시돼 다양한 근거를 내세우고 고객을 유치했지만 1, 2년이 지나서 판단해보건대 그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은 대개 30%가 넘는 손실을 보고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질문자는 상해지수 기준으로 6000P 때 가입했습니다. 현재 5000P임을 감안하면 지수가 16% 빠졌습니다.
 
현재 가입한 A펀드의 경우 중국에 90% 가까이 투자되는 주식형 상품이라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있으므로 일부를 브릭스펀드로 분산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중국시장이 세계 금융환경을 좌우하는 큰 축임에는 틀림없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한 국가에 100%를 투자하면 변동성에 대한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수익률 대비 손실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따라서 매월 잉여자금은 국내 주식형펀드, 동유럽펀드, 중동펀드 등에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주택 넓히기는 현 상황을 충분히 고려 후

결정질문자의 경우 무리한 주택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담보로 이미 1억원을 대출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을 넓히려는 것은 보유 금융자산의 유동성 확보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릴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각종 규제와 금리 상승으로 침체한 현실에서 주택의 확장은 자산의 증식보다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자산 운용을 좀 더 거시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현재 보유 금융자산을 늘릴 포토폴리오 구성이 더 시급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매우 높았던 아파트 중에는 지난 1년간 가격이 하락한 곳도 다수 있으며 설사 가격이 올랐다 해도 50% 이상은 2~3%대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택 확장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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