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주식 대세론 꺾이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12.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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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급등 주식 여전히 매력적…6%대 금리 장기화 안될 것

"금리가 오르는데 주식을 계속 해야 하나?"

지난주말 안정을 찾았지만 6%대 밟았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 국민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금리는 최고 6.2%에 달하고 상호저축은행에서는 7%대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코스피지수에서 7%의 수익률을 얻으려면 지수는 2000을 넘기면 된다. 쉬워 보인다. 하지만 한때 1700대까지 하락한 지수를 바라보면 주식이 그렇게 매력적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주식하면서 마음 고생도 만만찮다. 직접투자는 말할 것도 없이 불안하고 마이너스 수익률(최근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면 마이너스 수익률이 불가피하다)을 보고 있자면 간접투자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대세론' 혹은 '펀드 대세론'은 꺾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은 지속되고 있고 심지어 금리 상승의 배경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이 집중되면서 나타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보수적 투자자들은 예적금으로 다시 눈길을 돌릴 수 있다. 마음 편하게 6~7%의 금리에 만족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10%내외의 주식투자(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수익률을 위해 다리 뻗고 못자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관대해진다고 하더라도 6~7% 예적금이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식이 아직 매력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설명이다.



△위협받는 펀드대세론과 펀드투자 기대수익률(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국고채 수익률이 6%이상 장기간 유지된다면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을 고려할 때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나타내는 어닝스일드(Earnings Yield)가 주가수익배율(PER) 12배를 기준으로 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이익증가율 11%를 배당할인모형에 적용해 추정한 한국증시의 내재돼 있는 투자 기대수익률은 13% 수준이다. 국채수익률이 한단계 상승해도 여전히 주식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과는 편차가 큰 셈이다.

게다가 최근 주식형펀드는 한국증시만 투자하지 않는다.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아시아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신흥아시아시장의 내재된 투자기대수익률이 20%라고 할 때 펀드투자 기대수익률은 15.6%에 달한다.


투자에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위험프리미엄이 상승해 자기자본비용이 높아지게 되면 투자 기회는 좁아지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 투자할 경우 자기자본비용은 8.8%(베타 1.1, 초과수익률 2.6% 적용)이고 신흥아시아시장은 9.8%(베타 1.13, 초과수익률 3.3%)다. 한국에서 국내외 펀드에 투자자의 지역가중 자기자본비용은 9.2%다.

신흥아시아시장으로 투자폭을 넓힌 펀드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15.6%인 반면 자기자본 조달비용은 9.2%다. 펀드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다.



△금리급등과 주식시장(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금리상승이 더 심각해진다면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식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주식시장에서 금리급등은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자금이 다시 예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말이다. 주식과 채권 기대수익률 간의 차이인 어닝스일드 갭 추이를 보면 2%포인트 중반까지 내려오면서 기준선을 위협하고 있다. 더 하락하게 되면 자금 흐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금리 급등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 급등은 자금이 부족해진 시중 은행이 단기채권을 많이 공급함에 따라 CD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자금 시장의 달러 품귀 현상이다.



후자에 주목하자. 조선 업종 선물환 매도, 해외 펀드투자, 외국인 주식 매도 등으로 달러가 정부의 외화 차입 규제와 맞물려 부족하게 됐다. 달러부족은 통화스왑(CRS) 시장으로 불똥이 튀었고 시장 수익 구조상 반대 급부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그러나 '달러가 부족하다' 현상은 자체가 넌센스다. 가장 평가절하돼 있는 통화가 달러인데 국내 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하다는 것은 국내 자금 시장의 일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극에 달해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달러가 급등하면 우려할 만하다. 하지만 현 상황은 이와는 거리가 있다.

다만 금리 급등으로 기업이 영업을 하기 위한 단기 자금줄마저 막혀버리는 것은 걱정스럽다.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해 통화정책가인 한국은행의 의지는 분명하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단기 자금 시장 불안 변수는 크게 우려할 악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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