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엑스포 유치 "기업의 힘"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11.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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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업의 저력은 대단했다. 환율 불안과 고유가 등 안팎으로 힘든 한 해였지만 '엑스포 유치'라는 국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대선 정국, 정치권의 특별검사 도입 등 기업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제갈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국민들에게 우리 기업의 저력과 위상을 확인시켜준 것은 물론이다.



제142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던 2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콩그레 컨벤션센터.

우리나라 여수가 모로코 탕헤르와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는 순간, 온 나라는 환호성을 질렀다.



140개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전자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개최지 결정 결선 투표에서 여수는 77표를 얻어 63표를 획득한 탕헤르를 눌렀다.

5년전 중국 상하이에 압도적인 표차로 대패했던 여수가 재기에 성공한 것은 '민관정 합작'의 산물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국가적 대사라는 점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일사분란한 지휘 아래 회원국들에게 필요사항을 맞춰주는 ‘맞춤형 교섭전략’을 펼쳤다.


노 대통령은 총 19개국과 24회 개별 정상회담을 열어 여수박람회 지지를 요청했고, 총 75개국에 대통령의 지지요청 친서를 전달했다.

여기에 정부부처 장관이나 국회의원, 재계 인사들도 각각 140개 BIE 회원국을 설득하기 위해 지구를 42바퀴나 돌았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측면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기아차그룹을 비롯해 삼성, LG, SK, 한진, 금호 등 한국 재계를 이끄는 민간 기업들은 마치 자신들의 일인양 헌신했다.

이들은 전세계에 퍼져있는 네트워크를 총동원, 강대국은 물론 중소국가까지 '저인망식' 대인접촉을 펼치며 정부 활동에 힘을 보탰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경우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가 오히려 엑스포 유치에 약이 됐다. 명예 유치위원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70대 고령의 나이에 불구, 지구를 3바퀴나 돌며 150여명의 각국 고위 인사를 만났다.

최종현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은 “대통령과 총리의 일사분란한 지휘 아래 회원국들에게 필요사항을 맞춰주는 ‘맞춤형 교섭전략’을 펼쳐 왔다”며 “현대기아차 등 민간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네트워크도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치위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간 협력, 정부와 유치위원회간 협력도 어느 때보다 잘 이뤄졌다"며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민간 기업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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