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당선 축하금 안 받았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07.11.2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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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해인사 대비로전 낙성 대법회 축사.."특검 하든 안 하든 흑백 밝혀질 것"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국회에서 통과된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2002년 대선 후 이른바 '당선 축하금' 의혹까지 포함된 것과 관련, "비자금 조사하면 되지요"라며 "조사하면 되는데..당선 축하금 안 받았거든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해인사 대비로전 낙성 대법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이 당선 축하금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이 좀 편안할 것 같았는데 역시 제 팔자가 그런지 마지막이 좀 시끄러운 일이 몇 개 터져 가지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고가 나버리고 또 비서관 한 사람(정윤재 전 의전비서관) 사고가 나고 지금은 무슨 비자금이 나와 가지고…"라고 말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어떻든 의심을 받는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일이고 국가적으로도 슬픈 일이고 특검을 하든 아니하든 어느 쪽으로든 흑백을 밝히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절차로 가든간에 뭘 덮어버릴 나라가 아니다. 덮어버리고 갈 수는 없고 그런 힘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결국은 다 이제 밝혀지고 운 좋은 사람은 숨기고 갈 수 있을 것이고, 옛날에는 힘이 세면 숨기고 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힘 세 갖고는 숨기고 가지 못하고 운이 좋아야 숨기고 간다. 세상이 바뀐 것이다"라고 밝혔다.

◆"중간에 안 쫓겨 나고 마친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

노 대통령은 "마지막이 조금 파란이 있기는 있지만 그 동안에 제가 제 양심으로 그리고 국민을 위해서 하고 싶었던 일, 꼭 해야 된다는 일들을 그런대로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몇 가지가 남았지만 대부분 이루고 간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이 국민들이 하자고 하는 것만 해야 하는 것인지 대통령의 판단으로 국민에게 이익되는 것을 해야 하는지 굉장히 판단이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정 운영에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어느 한 쪽만으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면서 또한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는 그것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인데 이 판단이 언제든지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날 기억을 다 돌이켜 보면 이익이라고 말했던 많은 것이 지나고 보면 국가를 위해서 전혀 이익이 되지 않았던 일들이 많이 있다"며 "그래서 국민의 의견과 대통령의 의견이 다를 때, 때론 다르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참 어렵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예로 언론과 갈등이 많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언론하고 그렇게 각을 세우고 맞서야 하는 것인가"라며 "하나하나 예를 들면 부처 출입제도를 없애라든지, 기자단 제도를 없애라든지, 또는 기자실 제도를 없애라든지 이런 것들 가지고 그렇게 싸워야 하는 것인지 이 문제가 과연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이익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저도 쉽지 않고 국민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로 이런 많은 갈등이 있지만 양심껏 하느라고 했다"며 "제가 중간에 안 쫓겨 나오고 다 무사히 마치고 나오게 된 것으로 저는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시끄럽고 힘들고 싸운 기억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지난 5년 동안 제가 한 동안에 기억은 시끄럽고 힘들었던 기억, 그리고 버거운 싸움을 계속했던 기억밖에 제 기억에는 별로 안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하도 유능해서 그렇다. 우리 국민들이 역량이 아주 뛰어나서 대한민국은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을 가지고 많은 분들이 흠을 많이 잡는데 제 생각은 높은 성장률도 좋지만 널뛰기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저는 5년 내내 경제가 널뛰기 하지 않게 안정되게 끌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날 우리 경험에 의하면 경제가 아주 좋아질 때 가난한 사람들과 잘 사는 사람 거리가 더 멀어지고 경제가 곤두박질쳤을 때 어려운 사람들이 제일 먼저 직장에서 떨쳐 나오고 길거리로 쫓겨 났다"며 "경제가 안정될 때 서서히 성장해가는 수준이 제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대개 5% 정도 성장을 계속해 갈 수 있는 우리 동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동력이라는 것은 경제가 병들지 않아야 되고 심각한 불균형이 없어야 된다. 그것을 목표로 해왔는데 대개 그렇게 유지돼 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10년전보다 달러 환율 높은데 2만달러 달성했다"



올해 국민소득과 관련, 노 대통령은 "금년도 통계를 다 합쳐 계산하면 올해 2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된다"며 "물론 많은 사람들이 달러 환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일본이든 싱가포르든 어느 나라든 경제 소득 수준이 올라갈 때는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우리는 환율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말할 수 있다"며 "1997년 환율은 800원대였는데 지금은 900원대다. 800원대로 더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국민소득은 2만1000달러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달러 환율은 오히려 높은 데 2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또 "사람이 밑천인 시대로 간다"며 "이제는 사람을 교육해야 하고 가정환경이 나빠 교육받기 어려운 사람에게 각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옛날에는 자비심으로 약한 사람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미래에 있어서는 자비심이 아니라 국가전략"이라며 "상생이란 것은 더이상 자비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국가전략"이라고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런 방향으로 한다고 노력했다. 누가 안 하려 한다고 누굴 비판하자고 하는 말이 아니고 제가 이런 방향으로 일하는 동안 공격을 너무 많이 받았고 너무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런데 대한 이해가 넓어졌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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