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 번 돈 전액 日본사 송금

김용관 기자, 최명용 기자 2007.11.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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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총 335억 본사 배당...비싼 차값 꿈적 안해

국세청의 세무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일본 본사에 매년 막대한 이익금을 현금 배당으로 송금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차값을 부풀려 생긴 이익으로 일본 본사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차값 인하나 사회 공헌에는 인색한 반면 이익 챙기기에 몰두하는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 회계연도에 15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한국토요타는 일본 본사에 순이익 전액을 현금 배당했다. 액면배당률이 무려 172.8%에 달할 정도.



3월 결산법인인 한국토요타는 자본금 90억원으로 2000년 설립됐다. 법인을 세운 후 1년이 지난 2001 회계연도에 순이익으로 돌아선 한국토요타는 다음해인 2002 회계연도에 처음으로 일본 본사에 47억원(순이익 93억원)을 배당했다.

이후 매년 24억원(2003 회계연도, 순익 48억원), 36억원(2004, 72억원), 73억원(2005, 97억원), 155억원(2006, 155억원)을 일본으로 송금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요타가 2002 회계연도 이후 5년간 본사에 송금한 금액은 335억원에 달한다. 이는 법인 설립 이후 7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의 7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투자금 90억원을 회수한 것은 물론이다.

한국토요타, 번 돈 전액 日본사 송금


반면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공헌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게 한국토요타의 현실이다. '훌륭한 기업 시민'이란 한국토요타의 슬로건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법인 설립 이후 7년간 기부금액은 7억8967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까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 465억원의 1.7%에 해당하는 돈이다. 본사 송금에 비하면 말 그대로 푼돈이다.


이같은 막대한 본사 배당의 배경에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차값이 자리잡고 있다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렉서스의 기함모델인 LS600hl의 경우 국내 판매 가격은 1억970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판매되는 LS600hl의 기본 가격은 10만4000달러이고, 풀 옵션을 더해도 12만6000달러에 불과하다. 원화로 1억1500만원 선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모델도 풀옵션이 1520만엔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1억1900만원이다. 국내 가격보다 80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또 최근 2년간 국내 시장에서 4000대 이상 팔려 베스트셀링카로 꼽히는 ES350의 가격은 5960만원으로, 미국 시장에서 최고급으로 팔리는 모델(4000만원)보다 2000만원 가량 비싸다.



특히 수입차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내리는 것에는 꿈적도 하지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이 시작되면서 렉서스의 비싼 가격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선보인 C-클래스의 가격을 최대 1000만원이나 인하해 소비자들에 선보였다. BMW 역시 주력 모델인 528i을 내놓으면서 구형 모델보다 1900만원이나 싸게 가격을 책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파는 ‘고가마케팅’ 덕택에 한국 시장에서 이익률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내는 만큼 차값 인하, 서비스망 확대 등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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