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33일, 후보 등록 마감일을 꼭 열흘 남긴 시점. 그의 귀국과 BBK의 부상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마음은 다르다.
현재 스코어와 처지가 그대로 반영된다.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 그리고 이회창 후보의 현 점수는 40대15대20 정도. 쫓는 쪽은 '맹공'이고 이명박 후보는 '방어'다.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정 후보) "땅투기, 위장취업, 탈세, 주가조작, 횡령에 연루된 대통령이 어떻게 성실하게 법을 지키고 세금을 내며 살라고 할 수 있나"(김현미 대변인) 등 수위도 높았다.
이들이 연합작전(?)을 펼친 것은 'BBK'로 이명박 후보를 흔들지 않고는 결코 대권을 잡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에 '3자 구도' 틀만 만들어지면 승부를 걸 만 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신당의 한 의원은 "BBK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빠지면 승리를 우리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과 통합,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등에다 BBK 호재까지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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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명박 후보의 자녀 위장 취업 및 탈세 의혹이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인 수도권 30.40대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여건도 좋다. 이 의원은 "위장 취업과 BBK, 두 가지로 끝장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측도 전략은 비슷하다. 이명박 후보가 흔들리면 보수층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 경우 보수층내 또다른 분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
반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날 서울 지역 국민성공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는 발언 전부를 '김경준'에 할애했다.
당 차원에서도 공고한 방어막을 치고 맞섰다. '정치공작설' '제2의 김대업' 등을 방어 수단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엿보인다. 기자들의 질문에 "뭐 그리 대단한 귀국이라고…"(이명박 후보)식으로 받아치는 게 일례다. 자칫 판이 흔들릴까 걱정하는 흐름도 있다.
한편에선 오히려 이 고비만 넘기면 '완승'할 것이란 낙관도 제기된다. 이명박 후보측 인사는 "BBK가 최대 의혹으로 제기돼 온 만큼 이 문제가 정리되면 게임 끝"이라고 자신했다.
다른 한 인사도 "이명박 후보가 직접 사과한 위장 취업 문제가 BBK에 덮어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