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만 터지면…" VS "BBK만 넘기면…"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16 15:59
글자크기

김경준 BBK 전대표 16일 송환..정치권 총력전

BBK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돌아왔다. 1년 내내 신문에 오르내렸던 그 '김경준'과 그 'BBK'다.

대선을 33일, 후보 등록 마감일을 꼭 열흘 남긴 시점. 그의 귀국과 BBK의 부상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마음은 다르다.

현재 스코어와 처지가 그대로 반영된다.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 그리고 이회창 후보의 현 점수는 40대15대20 정도. 쫓는 쪽은 '맹공'이고 이명박 후보는 '방어'다.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 범여권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한 분위기다. 정동영 후보를 비롯 모든 의원들이 총공세에 나섰다.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정 후보) "땅투기, 위장취업, 탈세, 주가조작, 횡령에 연루된 대통령이 어떻게 성실하게 법을 지키고 세금을 내며 살라고 할 수 있나"(김현미 대변인) 등 수위도 높았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 진영도 가세했다. 강삼재 전략기회팀장은 이명박 후보의 사퇴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이회창 후보 역시 "현재 한나라당이나 그 후보는 적격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내가 선거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연합작전(?)을 펼친 것은 'BBK'로 이명박 후보를 흔들지 않고는 결코 대권을 잡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에 '3자 구도' 틀만 만들어지면 승부를 걸 만 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신당의 한 의원은 "BBK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빠지면 승리를 우리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과 통합,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등에다 BBK 호재까지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기대다.


게다가 이명박 후보의 자녀 위장 취업 및 탈세 의혹이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인 수도권 30.40대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여건도 좋다. 이 의원은 "위장 취업과 BBK, 두 가지로 끝장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측도 전략은 비슷하다. 이명박 후보가 흔들리면 보수층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 경우 보수층내 또다른 분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

반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날 서울 지역 국민성공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는 발언 전부를 '김경준'에 할애했다.

당 차원에서도 공고한 방어막을 치고 맞섰다. '정치공작설' '제2의 김대업' 등을 방어 수단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엿보인다. 기자들의 질문에 "뭐 그리 대단한 귀국이라고…"(이명박 후보)식으로 받아치는 게 일례다. 자칫 판이 흔들릴까 걱정하는 흐름도 있다.

한편에선 오히려 이 고비만 넘기면 '완승'할 것이란 낙관도 제기된다. 이명박 후보측 인사는 "BBK가 최대 의혹으로 제기돼 온 만큼 이 문제가 정리되면 게임 끝"이라고 자신했다.

다른 한 인사도 "이명박 후보가 직접 사과한 위장 취업 문제가 BBK에 덮어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