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잣대로 본 '투자 가치주'는?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7.11.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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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대우증권, '버핏 투자원칙' 인용 코스닥 7社 선정

지난달 25일 내한한 세계적 투자가 워런 버핏이 내한하면서 국내 증시에 한차례 버핏 열풍이 불었다. 그가 어떤 종목을 말할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그의 입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종목 주가가 출렁거렸다.

국내 주식 중 포스코 외에 다른 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에 과연 그 주식이 어떤 종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에서 '버핏이 살만한 종목' 찾기도 시장의 화제가 됐다.



◇ 코스닥에도 버핏이 투자할 종목이?

심지어 전통적으로 가치주로 인정받던 코스피시장의 굴뚝주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도 버핏이 투자할 종목이 있다는 주제로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우증권은 버핏의 방한 하루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이같은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대우증권 정근해 애널리스트는 "워런 버핏이 변동성이 크고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시장에 투자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의 투자원칙에 맞는 코스닥 기업을 찾는 일은 의미있고 실제로 그런 회사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또 "가치투자는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탈이 중요한 것이지 형식적인 시장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코스닥에도 버핏의 투자원칙에 따라 분류해 보았을 때 가치가 있는 기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8월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 앤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발표한 버핏의 투자원칙 6가지를 인용, 관련 코스닥기업을 선정했다.


잡지에 따르면 워렌버핏은 투자시점을 기다려서 가격이 낮을 때 매수하고, 소수의 종목에 장기 투자하며, 주당순이익(EPS)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를 투자 척도로 삼는다. 또 장기적 경쟁력을 가진 독·과점기업에 관심을 갖고,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며, 돈을 잃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대우증권, 버핏이 투자할 만한 코스닥기업 7選



정 애널리스트는 "버핏이 코스닥에 투자를 한다면 장기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업황이 좋아질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회사를 선별할 것"이라며 "그 중에서 동종회사들과 매출액, 영업이익, 부채비율, 유동비율, ROE 증가율, 유보율 등 각종 지표를 비교해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을 통해서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잣대로 본 '투자 가치주'는?


대우증권은 이같은 버핏의 가치 투자 관점에 따라 황금에스티, 신성델타테크, 삼영엠텍, 테크노세미켐, KCC건설, 티에스엠텍, 성우하이텍 등을 버핏이 투자할 만한 기업으로 선정했다.

정 애널리스트는는 "버핏의 가치투자 관점의 접근 기준은 3년 이상 매출액 증가율이 15% 이상인 기업 중에서 워렌버핏의 투자척도인 ROE가 3년 연속 15%이상되는 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판단했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판단함에 있어서 지난해 실적 PER기준으로 15배 이하의 종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치주에 장기투자하는 워렌버핏은 주식 시장이 10년 정도 문을 닫았다가 연다고 해도 나의 투자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할 정도"라며 "어떤 투자 방법이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본연의 가치보다 저평가된 기업을 장기간 보유하는 가치투자도 하나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버핏이 살 만하다는 종목, 실제 수익률은?

버핏이 살만한 종목 고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치주가 부각될 때마다 버핏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정도로 버핏주 찾기가 일어난 것만 올들어 두번째다.

지난 5월 자신이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포스코 외에 한국 주식 한 종목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을 때도 증시에서는 버핏 관심주 찾기가 화제가 됐다.



당시 삼성증권과 부국증권은 버핏이 투자할 만한 국내 주식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를 포함해 몇개씩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포스코 외에 KT, 한국전력, 롯데제과를 버핏이 고를만한 종목으로 선정했다. 부국증권은 동서와 SK텔레콤을 꼽았다.

과연 이들이 선정한 이들 종목들은 5월 중순 이후 어떻게 됐을까.
버핏의 잣대로 본 '투자 가치주'는?
버핏이 보유중이라고 밝힌 포스코는 41만원대에서 이달초 76만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조정을 받다 10월말 현재 64만7000원으로 마감됐다. 그러나 나머지 종목은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다. 코스피지수는 당시 1600에서 2000까지 20%가량 급등했지만 이들 종목의 주가는 대부분 부진한 양상이다.

롯데제과와 동서는 소폭 올랐지만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5월 중순 120만원대던 롯데제과는 10월말 147만9000원에 마감했고 2만3000원대던 동서는 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전과 KT는 오히려 당시보다 주가가 떨어졌다. 한전은 5개월전 4만2000원대에서 3만9000원대로 떨어졌으며 KT는 4만4000원대에서 4만2000원대로 밀렸다. SK텔레콤은 21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600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2000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1900대 후반에서 2000 고지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시장이 20%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버핏이 실제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를 제외하곤 단 한 종목도 시장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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