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해외펀드가 운용사 희비 갈랐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10.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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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가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펀드 등 '히트' 해외펀드를 갖고 있는 운용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간 수탁액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들어 운용자금이 6배 이상 불어난 자산운용사가 있는 반면, 일부는 증시 활황기에 오히려 자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주식형펀드 수탁액(29일 기준)은 93조5735억원을 기록, 연초이후 47조2097억원 순증가했다. 올해들어 101.82% 급증한 수치다. 같은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탁액은 34조371억원 증가해 전체 주식형펀드 증가분의 72.1%를 차지했다. 해외펀드가 전체 주식형펀드의 자금 증가세를 이끈 셈이다.



해외펀드의 높은 인기는 자산운용사의 수탁액 차별화를 불렀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슈로더투신운용 등 해외펀드의 강자들이 주식형펀드 자금을 대부분 흡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들어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13조5041억원 증가한 28조4606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은 국내 주식형펀드인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중국펀드인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등 간판격 펀드로 자금을 쓸어담았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은 대표 해외펀드인 '봉쥬르차이나'로 자금이 몰리며 지난해말 이후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5조4326억원(229%) 순증가했다. 슈로더투신운용도 '슈로더 브릭스'와 '슈로더 차이나'를 비롯한 해외펀드를 집중적으로 내놓으면서 자금 몰이에 나서 연초 이후 5조2301억원(480%) 증가했다.

삼성투신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도 해외펀드에 힘입어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각각 2조8823억원, 2조8214억원 증가했다. KTB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펀드인 'KTB 마켓스타'를 중심으로 자금이 늘어나면서 1조8886억원(508%) 증가했다. CJ자산운용은 'CJ 아시아인프라'와 '지주회사플러스'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1조5857억원(225%) 늘어나는 등 최근들어 수탁액이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랜드마크자산운용은 ING자산운용과 합병을 앞두고 올해 신규 펀드 출시를 안 하면서 같은기간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4558억원 감소했다. 현대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SH자산운용도 특출한 국내·해외 주식형펀드가 없어 자금 각각 1216억원, 229억원 줄어 감소세를 보였다.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한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리츠펀드의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지속적인 환매가 몰려 이 기간 주식형펀드 자금이 318억원 줄어들었다. 대형 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은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6494억원(13%)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적절한 시기에 내놓을 수 있는지에 따라 운용사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구조조정을 자연스레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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