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도 '차이나 열풍' 거세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29 11:44
글자크기

美상장 中기업 예외없이 대박, PER 200배도

"2000년에 설립된 부동산 중개회사 주식이 상장 첫날 41% 급등, 5년전 설립된 호텔 체인점이 상장 1년만에 3배 급등, 미국인들이 불과 3개월전만에도 듣도보지도 못했던 소프트웨어 회사가 올해 미국 증시 상장 결과 상위 2위의 상승률 달성"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99년 얘기가 아니다. 2007년 벌어지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상장 현주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기업 상장(IPO)에 몰려들고 있는 천문학적인 돈과 상장 첫날을 비롯 이후의 주가 급등을 보면 닷컴 버블 당시를 떠올리게한다고 29일 보도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미국 거래소에서 아직 많은 중국 기업들을 볼 수가 없다. 선택의 폭이 그렇게 넓지않은 것이다. 상장 기업들은 그러나 '주식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급등하고 있다. 7월까지 미국에 상장된 7개 기업중 대부분이 상장 첫날 허용된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가장 데뷔가 초라했던 잉리 그린 에너지의 경우 시초가가 낮은 밴드에서 형성된 후 5% 하락해 마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회사 주식은 3배가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보고 중국 기업의 IPO에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언제인지 장담할 수 없지만 매우 실망스러운 충격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투자교육 웹사이트인 머기쇼닷컴의 수석편집자인 하워드 골드는 "상장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중요한데,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중국 기업들의 놀라운 성적을 비판할 만한 증거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2000년 나스닥에 투자하는 사람들 역시 버블 붕괴를 확신할 만한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일부는 인터넷주식 버블과 중국 기업의 인기는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90년대 후반 상당수 주식들은 상장 첫날 100% 넘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올해 중국 기업중 가장 화려한 데뷰를 한 기업은 롱톱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인데 지난주 85% 올랐는데 올해 2위의 성적이었다.


많은 인터넷주들은 사업모델이 돈을 버는 능력보다 유저들을 끌어모으는 능력에 따라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았다. 이익을 내는 것과 밸류에이션은 무관한 것처럼 보였다.

반면 올해 미국에 상장한 19개 중국 기업은 모두 이익을 낸다. 구소브 오브싱크의 중국 기업 IPO 전문가인 다렌 오브싱크는 "많은 중국 기업들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단 중국 경제의 놀랄만한 성장 때문만은 아니다. 선진국의 경우 호텔 체인이나 교육 사업은 모두 성숙산업이지만 중국에서는 이제 갓 성장의 초기 국면을 지나고 있다. 향후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이에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없는 상하이증시도 급등하고 있다. 르네상스 캐피털 LLC의 린다 킬리언은 "중국의 성장이 아니라 성장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은 비싸지만 그러나 길게 본다면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킬리언은 장기 관점에서 자산의 10%를 중국에 투입했다.

실제 중국 기업 주가를 보면 장기투자해야한다는 생각이 절로든다. 한예로 부동산 중개회사인 이-하우스 차이나의 경우 8월 상장 첫날 41% 급등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금요일 종가는 상장 가격 13.80달러보다 146%나 높다.



어떤 기업들은 닷컴 버블 때와 같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지만 주가가 쉬지 않는 상황이다. 저가의 호텔 체인점인 홈 인스&호텔 매니지먼트는 중국에서 300개의 체인을 운영한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 회사 주식은 10월 13.80달러에 상장됐다. 이후 주가는 3배가 됐다. 12개월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에 달한다. 뉴저지에 있는 윈드햄 월드와이드는 6500개의 호텔이 있다. 중국에도 50개의 수퍼모텔이 있다. 그런데 PER은 고작 17배다.

보다 주의가 필요한 얘기도 있다. LDK 솔라는 7월 상장후 한때 주가가 3배가 됐다. 그러나 전 경영진의 재고를 조작했다는 혐의가 드러나며 급락했다. 상장가보다는 아직 40%가 높지만 76.75달러라는 최고가에 산 사람은 현재가 27달러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데 큰 이의는 없다. 올해 상장된 19개 기업의 첫날 평균 상승률은 24%였다. 리서치회사인 IPO파이낸셜탓컴 대표인 데이비드 멘로는 "중국 경제가 지금 수준까지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아주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중국에는 더 강력한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